세계1위 中 BYD 한반도 공습 시작…가성비-싸구려 줄타기 아슬아슬

내년 초 소형 SUV '아토3' 중형 세단 '씰' 등 출시 전망…가격경쟁력 무기
불리한 보조금에 현대차·기아 보급형 모델과도 경쟁해야…'중국산' 극복 최대 과제

BYD가 일본 시장에 판매 중인 소형 전기 SUV '아토3'(BYD 홈페이지 캡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테슬라를 앞지른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가 국내 승용차 출시를 공식 선언하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BYD의 장점인 가성비 전략이 얼마나 먹힐지가 관건인데, 가격경쟁력이 '양날의 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전날(13일)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위한 검토를 끝내고 국내 출시를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2016년 전기 지게차, 버스, 트럭 등 국내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본게임에 나섰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사업부문 대표는 "국내 소비자의 높은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갖춘 임직원들 및 파트너사와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해 왔다"며 "글로벌 성공 경험과 함께 뛰어난 기술력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첫 승용차 출시는 내년 초로 예고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와 중형 세단 '씰', 소형 해치백 '돌핀' 3개 차종에 대한 정부 인증이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차량 제원 등록을 마무리한 '아토3'가 첫 출시 차량으로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해외에서만 10만 대 넘게 팔리며 BYD의 전세계 전기차 판매(24만 2759대)의 40%를 담당했다. 국내에서는 EV3, 캐스퍼일렉트릭 등 최근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소형 전기 SUV 시장을 겨냥한다.

아토3의 중국 내 가격은 2000만~3000만 원대다. 일본에서는 약 3900만 원에 판매된다. 국내 출시 가격은 일본과 비슷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경쟁 차종인 EV3의 판매가격이 42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약 300만 원 저렴하다. 중형 세단 '씰'은 중국 내 가격이 3000만 원 중반대다. 일본에서는 아이오닉5·6와 비슷한 4000만 원 중반대다.

첫 출시를 감안해 가격경쟁력을 강조할 경우 일본 시장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아토3는 동남아에서 3000만 원대 중반에 판매된다. BYD 관계자는 "나라마다 가격은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며 "한국 판매 가격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기아가 최근 보급형 전기차를 내놓으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웬만한 가격 차이로는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산 자동차에 붙는 8%의 관세와 BYD가 사용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로 삼원계 배터리를 쓰는 현대차·기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조금이 적은 점도 불리하다.

그렇다고 너무 낮은 가격은 '싸구려' 이미지를 고착시킬 우려가 있다. 내연기관이라면 몰라도 전기차에서는 전통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하는 BYD로서는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더구나 지난 8월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메르세데스 벤츠 EQE 화재로 가뜩이나 중국산 전기차·배터리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최근 아토3 전자 보조 시스템은 유럽 차량 평가 기관인 유로 NCAP에서 '권장하지 않음'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초기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초기 품질 이슈가 발생할 경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