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파업에 말라가는 협력사들…"우리도 가장입니다"

협력사 직원들, 노조 파업 중단 촉구 결의대회
"자금사정 악화 등 심각한 위기…무리한 성과급 요구에 협력사 생존 위태"

협력사 직원 300여명이 6일 충남 서산시에서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트랜시스(039090) 파업 장기화로 피해가 커지고 있는 800여 곳에 이르는 협력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협력사 직원 300여 명은 전날(6일) 충남 서산시에서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30일째 지속되는 장기 파업으로 협력업체들이 납품 차질에 따른 경영 손실과 자금 사정 악화로 폐업 및 도산 우려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노조의 무리한 성과급 요구로 인한 파업 피해가 고스란히 협력사에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협력사 대표는 "납품 중단이 시작되면 협력업체 대표는 직원들의 급여를 구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하러 다녀야 한다. 성과급이 아닌 월급, 월세를 구하기 위해 뛰어다녀야 한다"며 "자금을 확보해도 높은 이자로 인한 경영손실은 고스란히 협력업체의 몫"이라고 호소했다.

한 협력사 직원은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성과급 문제지만, 협력사들에는 생계의 문제"라며 "매일매일 불안에 떨며 파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한 집안의 가장, 아들, 딸인 직원들을 생각해서 파업을 조속히 멈추어 달라"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달 8일 국내 최대 자동변속기 생산거점인 서산 지곡공장이 부분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11일부터는 전면 파업에 돌입, 한 달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업 확대로 서산공장에 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1~3차 중소 협력업체까지 납품 차질을 빚고 있으며, 공장 가동 중단과 임시 휴업이 이어지고 있다. 변소기를 공급받는 현대차 등 완성차공장 역시 연쇄적으로 정상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1169억 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9만 6000원 인상, 경영성과급 및 격려금 400%+1200만 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대트랜시스 역대 최고 성과급(총 재원 1075억 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의 92%에 해당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