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지갑에 중고차 찾는 소비자들…신차 등록 11년만에 최저

1~3분기 누적 신차등록 전년比 8.7%↓…승용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0.5%↑
고물가탓 1·2분기 실질소득 '제자리 걸음'…"대출받기 싫어 중고로"

지난 8월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매물을 보는 모습<자료사진>. 2024.8.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고물가로 얇아진 지갑에 신차 대신 중고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차 등록이 급감하며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중고차 거래는 선방했다.

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신차 등록 대수는 120만9154대로 전년 동기(132만3670대) 대비 8.7% 감소했다. 이는 117만5010대를 기록한 2013년 1~3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중고차 거래 대수는 신차와 비교했을 때 하락 폭이 미미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178만3442대로 전년 동기(180만3198대) 대비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승용 부문 중고차는 1~3분기 149만7421대가 실거래되면서 지난해 동기(149만375대)보다 0.5% 증가했다.

모델별로는 △기아 모닝(3만4660대) △쉐보레 스파크(3만593대) △현대차 그랜저HG(3만398대) 순으로 실거래됐다. 올해 중고차 실거래 상위 1·2위를 경차가 휩쓴 것이다.

차량 소비자들이 중고차로 눈을 돌린 건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좋지 못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고, 2분기에는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2분기 실질소득 435만3000원은 2년 전인 2022년 2분기(449만4000원)보다 적었다. 아직 3분기 가계동향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7~9월에도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계속 올랐던 만큼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준중형 SUV를 중고로 구매한 직장인 이모씨(26)는 "예산이 1200만 원 정도였는데, 신차로는 경차밖에 구입할 수 없었다"며 "고금리에 고물가까지 생각하면 자동차 때문에 대출은 받기 싫었다. 대신 중고차를 알아보니 더 큰 차종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케이카가 지난 9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국 25~59세 남녀 700명은 중고차 구매 이유로 △합리적 소비(34.0%) △다양한 차종 경험(25.0%) △예산 부족(23.3%) △차량 훼손 부담 경감(12.1%) △구매 당일 출고(5.6%)를 꼽았다. 경제적 이유가 과반을 차지한 셈이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