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 탄 현대차·도요타…수소차·로보틱스·배터리 협력 가시화
아키오 "현대차와 좋은차 만들 것"…양사 부스 모두 '수소차'
中전기차 선전탓 '합종연횡' 가속…이재용 등판 전장협력 가능성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레이싱 페스티벌을 계기로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양사가 수소차·로보틱스·배터리 등 미래 핵심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성과를 내놓을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는 27일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해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경쟁사였던 양사가 레이싱 페스티벌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이날 행사장에 아키오 회장이 모는 도요타 경주용차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를 함께 타고 입장했다. 정 회장은 "도요타와 함께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계속 도전해 많은 분들이 자동차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키오 회장도 ""현대차와 손을 잡고 더 좋은 차량과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양사의 협력은 이번 레이싱 페스티벌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지하 현대모터스포츠 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의 두 거대 자동차 기업이 모터스포츠 재미를 알리고자 기획했다"면서도 "이를 계기로 양사가 추가 협력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요타의 협업 분야로는 수소 모빌리티, 로보틱스가 거론된다. 두 기업은 수소를 미래 모빌리티를 이끌 핵심 동력으로 보고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날도 양사 브랜드 부스에는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Vision 74'(현대차), 수소 콘셉트카 'AE86 H2 콘셉트(도요타) 등 수소차가 전면에 전시됐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현대차 미국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도요타리서치연구소(TRI)가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양사는 지난 16일 공동 성명을 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아틀라스' 2족 보행 로봇에 TRI의 인공지능(AI)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 오던 양사가 손을 맞잡은 건 시장이 전동화 차량으로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중국 자동차 업계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서다. 이를 저지하려는 포석으로 현대차는 지난달 12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 도요타와 독일 BMW는 수소연료전지차(FCV) 동맹을 맺고, 2028년 출시될 BMW의 첫 수소차에 도요타가 주요 부품을 납품하기로 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행사장을 찾아 현대차·도요타 회장과 회동한 것을 두고 3사가 전장·배터리 분야 협력을 모색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 회장은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8월에는 퀄컴의 프리미엄 차량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설루션에 차량용 LPDDR4X(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 4X) 공급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의 유럽산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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