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땀흘리는 그곳…'기회의 땅' 중동 달려가는 현대차그룹

2022년 230만대→2030년 300만대 성장…이번주 제다 모터쇼서 기아 '타스만' 첫 공개
'고급 브랜드' 선호도 높아…제네시스·전기차 중심 고수익 기대

'더 기아 타스만' 전용 위장막 모델. (기아 제공) 2024.6.27/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 시장 성장성이 높은 데다 '럭셔리 브랜드' 선호가 강해 고가의 차량 판매가 가능한 '기회의 땅'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29일부터 11월2일까지 사우디 제다에서 열리는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기아(000270)의 브랜드 첫 픽업트럭 '타스만' 실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기아가 야심 차게 준비한 타스만을 사우디에서 공개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중동 자동차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2년 연간 판매량은 229만 대 수준인데, 2030년까지 300만 대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가 1976년 바레인에 포니를 수출한 이후 꾸준히 중동 문을 두드려 왔다. 최근 5년간 중동에서 연간 30만 대를 판매했고, 지난해는 37만 8000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오는 2030년까지 55만 대를 목표로 현지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손잡고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오는 2026년까지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연 5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 조립 합작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 인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현대차 인도법인은 4조 5000억 원의 IPO 조달 자금으로 생산 규모를 늘려 중동 수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같은 아랍 문화권으로 중동 수출 물량을 생산하는 튀르키예 공장은 올해 상반기 119.9%의 높은 가동률로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전기차 판매 확대도 기대된다. 중동 지역 전기차 점유율은 현재 1% 수준으로 미미하다. 사우디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전기차 50만대를 생산하는 생산 허브를 추진하고, 카타르는 전기차 보급률 10%를 목표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등 각국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오후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디 올 뉴 그랜저 온라인 컨퍼런스 및 실차 전시’ 행사에 7세대 그랜저가 전시돼 있다. 2022.11.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중동은 특히 고수익이 가능한 시장이다. 인도, 동남아 등의 신흥시장이 소형차 위주인 것과 달리, 중동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고급 브랜드 선호도가 높다.

현대차그룹의 최근 중동 전략도 고급화에 맞춰진 모습이다. 수출 시장에서 고전하는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가 '아제라'란 이름으로 사우디, 바레인, 쿠웨이트 등 중동에 수출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두바이에서 고객 맞춤형 차량을 제작하는 '비스포크' 서비스를 최초로 시작했다.

다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은 현대차그룹에 리스크로 꼽힌다.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은 연일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끝내 러시아 공장을 철수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