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유리 없앴더니 '빗길 주행' 편안…폴스타4 파격 통했다[시승기]
후방 HD카메라와 연결된 디지털 룸미러…빗물 안묻고 화질 선명 "사이드미러보다 낫다"
쿠페형이지만 2열실내·트렁크 공간 넓어…물리버튼 없어 에어컨도 디스플레이로 켜야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폴스타코리아의 중형 전기 SUV '폴스타4'(롱레인지 싱글모터)를 타고 서울 성수동에서 춘천까지 왕복 4시간 160㎞를 달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뒷유리가 아예 없다는 점이다. 기본으로 장착된 양방향 리어뷰 HD카메라가 뒷유리를 대신한다. 운전자는 카메라와 연결된 디지털 룸미러 속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후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폴스타코리아 김세배 부장은 "전통 SUV들은 C필러(뒤쪽 차대)를 앞으로 당겨 후면 경사가 완만한 쿠페형 디자인을 만들었는데, 2열 탑승자의 헤드룸은 협소해지고 후방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폴스타4는 뒷유리를 없애 2열 헤드룸은 늘리고 디지털 룸미러로 보다 정확한 후방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과연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만으로 기존의 물리적 장치를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와이퍼를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할 정도로 세찬 비가 내린 지난 22일 폴스타4를 직접 운전해 보니 디지털 룸미러의 진가가 나왔다.
금세 빗방울로 뒤덮인 사이드미러와 달리 디지털 룸미러는 빗물 한 방울 없이 선명한 화질을 자랑했다. 별도의 하우징 안에 있어 비와 눈에 의한 오염 위험을 최소화한 덕분이다. 카메라 화각은 3개 차로를 한 화면에 담아낼 만큼 넉넉했다. 차선을 바꿀 때마다 마다 사이드미러보단 디지털 룸미러에 눈길이 갔다.
무거운 배터리를 장착한 순수 전기차답게 폴스타4의 서스펜션은 단단했다. 노면의 질감을 운전자에게 전달했지만 절제된 방식이라 경쾌했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P자 코너링을 할 때도 좌우 쏠림 현상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안정적인 밸런스를 보였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한 거리는 511㎞로 국내 시판 중인 전기 SUV 중 가장 길다.
센터페시아 한가운데에는 15.4인치 크기의 가로형 스크린이 자리했다. 폴스타코리아가 티맵과 공동 개발한 전기차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돼 수입차 순정 내비게이션 특유의 이질감 없이 편안하게 길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화면 분할도 가능해 내비게이션을 띄운 상태에서 동승객이 차량을 제어하거나 음악을 고를 수 있었다.
다만 센터페시아에 있던 물리 버튼이 모두 디스플레이로 들어간 건 운전에 방해가 됐다. 에어컨, 성에 제거 등 기본적인 공조 장치를 작동하려면 디스플레이를 보며 여러 차례 터치해야 하므로 전방 주시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통상 센터페시아 정중앙에 있는 비상등도 천장으로 올라가 손에 익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시승을 마친 뒤 2열에 앉아봤다. C필러가 높은 일반 SUV만큼은 아니었지만 182㎝인 기자가 허리를 곧게 펴도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는 헤드룸이 나왔다. 이 정도면 건장한 성인 4명이 타도 안락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유리가 없어진 만큼 트렁크 공간도 늘어났다. 526리터(2열을 접으면 최대 1536리터)를 적재할 수 있다. 스크린을 확인해 보니 출발 전 89% 충전된 배터리는 약 160㎞를 달리고도 61%나 남았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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