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폭탄'에 놀랐나…뻣뻣한 럭셔리카들, 신차 들고 우르르
애스턴마틴·마세라티·롤스로이스·벤틀리 잇달아 국내서 신차 공개
올해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시행 후 판매 급감…"韓 시장 중요" 대응 나서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시장을 겨냥한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의 신차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판매 부진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글로벌 럭셔리카들의 핵심 고객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이달 말 '더 뉴 컨티넨탈 GT' 출시 행사를 개최한다. 더 뉴 컨티넨탈 GT는 지난 6월 글로벌 시장에 공개됐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컨티넨탈 GT는 2002년 출시 이후 4년 만에 벤틀리 브랜드의 판매 대수를 연간 1000여 대에서 1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대표 모델이다. 4세대 컨티넨탈 GT에는 울트라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최고출력 782마력에 이른다. 순수 전기만으로 80㎞를 주행할 수 있다.
지난 11일에는 애스턴마틴이 플래그십 모델 신형 '뱅퀴시'를 공개했다. 순수 내연기관 차량으로 애스턴마틴의 양산 차종 중 가장 빠른 슈퍼카다. 최고 345㎞를 자랑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3.3초에 불과하다. 차량은 연간 1000대 미만으로 한정 생산하며, 올해 4분기 첫 출고 예정이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는 지난 16일 한국에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인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레칼레 폴고레'를 공개했고 롤스로이스모터카는 전날(17일) 럭셔리 SUV '컬리넌 시리즈Ⅱ' 및 '블랙 배지 컬리넌 시리즈Ⅱ'를 국내에 선보였다. 6년만에 이뤄진 부분변경 모델로, 시작가격은 5억 원대 후반이다.
최근 전반적인 수입차 시장 부진 속에 특히 고가의 럭셔리카 브랜드는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애스턴마틴의 국내 판매량은 2020년 42대, 2021년 55대, 2022년 69대, 지난해 79대로 늘었지만, 올해는 지난달까지 1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2021년 506대, 2022년 775대, 2023년 810대 등 연간 판매량 신기록을 이어갔던 벤틀리 역시 올해 9월까지 판매량은 257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마세라티도 전년 동기(334대) 대비 40%가량 줄어든 204대를 판매했고, 롤스로이스 역시 지난해(227)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135대를 판매했다.
판매 부진 원인으로는 고금리·고물가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특히 올해부터 8000만 원 이상 법인 승용차에 적용된 연두색 번호판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8000만 원을 넘는 법인차 신차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7% 감소한 2만 7400대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1만 대 넘게 줄어든 것이다.
신차 대기 수요 역시 올해 판매량 감소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이들 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시선도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럭셔리 브랜드 차량의 판매량은 매년 늘어왔다"며 "신차 출시로 판매량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럭셔리카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벤틀리코리아는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 세계 판매 순위 5위를 달성했다. 행사를 위해 방한하는 럭셔리카 브랜드 본사 임원들은 하나같이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한국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벤틀리는 전시, 구매, 유지 등 모든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벤틀리 타워'를 세계 최초로 서울에 만들었다. 롤스로이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의 맞춤형 차량 제작 상담 공간 '프라이빗 오피스'를 연내에 서울에서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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