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물든 파리모터쇼…한·중·유럽, 보급형 모델 경쟁

르노 4 E-tech·시트로엥 e-C3 등 유럽 업체들 '보급형' 선보여
'관세' 견제에도 중국 대거 참여…기아 EV3 앞세워 유럽 공략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파리모터쇼 내 르노그룹 전시장 현장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올해 90회를 맞이한 파리모터쇼에서 완성차 업계는 치열한 보급형 전기차 경쟁을 예고했다. 유럽의 레거시 완성차 업체는 물론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중국 업체들은 다양한 소형·저가 전기차를 선보였다. 기아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를 앞세워 6년 만에 파리모터쇼에 참가했다.

14일 언론에 먼저 공개돼 20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해 파리모터쇼는 전기차로 물들었다. 특히 다양한 보급형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는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과 중국 전기차의 저가 공세, 이에 맞선 유럽 업체들의 대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그룹은 보급형 전기차 '르노4 E-tech 일렉트릭'을 비롯해 7개의 신차를 최초로 선보였다. 르노4 E-Tech 일렉트릭은 2025년 양산을 앞두고 있는 소형 전기차로 1960년대를 풍미한 오리지널 르노4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과 르노의 첨단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지난해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2024 올해의 차'로 뽑힌 '세닉 E-Tech 일렉트릭'을 비롯해 '트윙고 프로토타입', '르노 5 E-Tech 일렉트릭' 등 다양한 전기차도 선보였다.

스텔란티스 그룹 산하 시트로엥은 3000만 원대 전기차 'e-C3' 등을 선보인다. 푸조는 준중형 전기차 E-408을 최초로 공개했다. 210마력의 모터가 장착됐으며 최대 주행거리는 452㎞다. 신형 푸조 e-3008 및 e-5008 SUV의 장거리 버전도 등장할 예정이다.

BMW는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 '비전 노이어 클라쎄' 기반 전기차를 공개한다. 아우디는 뉴 A5를 비롯해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RS3 △A6 e-트론 △Q5를 선보인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파리모터쇼 내 BYD 전시장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최근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대해 최대 35.3%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음에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대거 전시에 참여하며 유럽 공략에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BYD는 3000만 원대 중형 전기 SUV '실 라이온 07'을 공개했다. 또한 대형 전기 SUV 양왕 U8을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스텔란티스와 립모터 합작사인 립모터인터내셔널은 소형 전기차 T03과 C10을 선보였다. T03의 가격은 1000만 원 안팎이다. 유럽에선 2000만 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판매되며 이는 유럽 내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립모터인터내셔널은 이날 현장에서 신모델 B10도 출시했으며, 향후 이른 시일 내 유럽 공장에서 제조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아이온V를 공개했다. GAC는 아직 유럽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연말쯤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프리미엄 모델을 우선 선보이고 내년 중반쯤 중간급 가격대의 아이온V와 저가형 모델 등을 함께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프랑스를 포함한 서유럽에 차량을 출시한 샤오펑은 P7+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G6, G9 등을 전시했다. 샤오펑 관계자는 한국시장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아의 소형 전기 SUV EV3를 유럽에 선보였다. 기아가 파리 모터쇼에 참여하는 것은 6년 만이다. EV3는 유럽 인증(WLTP)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600㎞다. 판매 가격은 4000만 원대로 유럽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파리모터쇼 내 기아 전시장에 등장한 EV3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