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4년]SDV·로보틱스·UAM…멀리 왔지만 아직 갈길 멀어

'자율주행' 테슬라, 안방서 빅데이터 모으는 中 전기차 등 경쟁 격화
車회사 넘어 로봇·항공모빌리티 확대도 과제…보스턴다이내믹스·슈퍼널 어깨 무거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2024.9.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글로벌 판매 3위, 성공적인 전동화 전환 등 굵직한 성과에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005380)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제시하며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전기차 소프트웨어 개발,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사업 등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기차 '퍼스트무버'…자율주행·SDV 기술개발 과제

'정의선 체제'에서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 시대의 '퍼스트무버'로 부상했지만,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는 아직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 열세로 평가된다.

SDV는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기술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자율주행 시대 주도권을 위해 필수적인 사업이다. 자율주행 역시 미래차의 전부라 할 정도로 전세계 업계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모셔널을 설립하고, 2022년에는 SDV 개발을 위해 4200억 원을 투자해 포티투닷(42dot)을 인수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모셔널에 3조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고, 포티투닷에서도 1조 원을 투자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모셔널은 최근 자율주행 선도 업체 구글 웨이모에 아이오닉5를 공급하는 차량 파운드리 사업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SDV의 경우 오는 2026년 페이스카를 공개하고, 실증 테스트를 거쳐 이후 전 차종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SDV 시대를 대비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오픈형 생태계도 구축하고 있다.

경쟁사 중에선 미국의 테슬라가 완성차 업체 중 SDV·자율주행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계는 엄청난 내수 판매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전자·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함께 연단에 오르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자동차를 넘어…로보틱스·UAM 성과 보여야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의 또 다른 축은 로보틱스와 UAM 사업이다. 오는 2030년 자동차 50%, UAM 30%, 로봇 20%의 사업 부분별 매출 목표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미국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미국 보스턴에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했다. UAM 영역에서는 2020년 슈퍼널을 설립하고 오는 2028년 미국에서 UAM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

아직 눈에 띄는 성과에는 이르지 못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상반기 1969억 원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슈퍼널은 기체 개발 비용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슈퍼널의 계속영업손실은 5263억 원으로 확대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서둘러 성과를 내는 것보다는 차근차근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UAM 같은 경우 '안전성'을 핵심으로 보고 있다. 신재원 현대차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본부장(사장)은 올해 초 "민간 항공기의 안전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UAM 시장은 열리지 못할 것"이라며 "처음부터 상용 항공기 안전 기준에 맞춰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