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한달]③그래도 해는 뜬다…전동화 '소프트 랜딩' 선회

기존 하이브리드, EU 친환경차 기준 미충족…고성능 하이브리드 개발 나서
EREV 등 전기차 전환 가교 담당할 신차로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

기아 '더 뉴 쏘렌토'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전기차 안전성 이슈가 부상하면서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를 대신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친환경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하이브리드차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고성능 하이브리드차와 함께 전기차 신차 개발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2만554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24만1375대로 21.7% 증가했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가격 등으로 전기차를 망설이는 운전자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전기차를 대신할 친환경차로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최근 친환경차 정책은 하이브리드에 우호적이지 않다. 국내의 경우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친환경차 세제혜택이 내년까지 이어지는데, 여기에는 하이브리드도 포함됐다. 내년까지는 하이브리드차도 친환경차로 인정받는 것이다.

반면 국제사회에서 하이브리드차는 더 이상 친환경차가 아니다. 국내 인기 모델인 쏘렌토·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150~160g으로, 유럽연합(EU)의 친환경차 기준인 95g/㎞를 초과한다. EU는 내년부터 이 기준을 93.6g/㎞로 강화한다. 미국은 오는 2032년까지 승용차와 소형트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마일당 82g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확대와 고성능 하이브리드 생산 등 다양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7종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14개로 확대하고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2025년 1월부터 양산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도 개발한다.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는 것으로 9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전동화 전환 가교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EREV는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어 각국의 규제강화 움직임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 등 신차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 1~7월 전세계에 등록된 전기차는 총 854만3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20.8% 늘었다. 2021년 109.9%, 2022년 56.9%, 2023년 33.5%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증가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상향을 보이고 탄소규제 강화 움직임이 강화되는 만큼 신차를 통해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블룸버그가 발표한 전기차 전망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 전세계 신차 판매 중 전기차 점유율 3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