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핸들' 챙긴 캐스퍼EV…내년 '수입차 무덤' 日서 정면승부

국내 출시 첫달 1400대 판매 '순항'…내년 1분기 日 출시 전망
지난해 日서 585대 판매한 현대차…소형 전기차 앞세워 공략 재시동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제공) 2024.6.27/뉴스1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소형 SUV '캐스퍼 일렉트릭'이 내년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일본 완성차 브랜드가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경차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택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2월부터 일본 수출형 모델인 오른쪽 핸들형(AX EV RHD)의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1분기 일본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현대차 일본법인장은 캐스퍼 일렉트릭 생산기지인 GGM(광주글로벌모터스)을 방문해 수출 차량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경차 캐스퍼의 전동화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은 캐스퍼보다 커진 차체와 1회 완충 주행거리 315㎞ 등을 갖췄으며, 기아 EV3와 함께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를 비롯한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R), 측방 모니터(BVM)와 10.25인치 LCD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실내/외 V2L 기능 등 다양한 안전·편의 기능도 갖췄다.

국내 출시 후 순항하고 있다. 출시 첫 달인 지난 8월 1439대가 판매됐는데, 현대차 전동화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캐스퍼 내연기관 모델까지 총 5031대 팔렸다. 캐스퍼 출시 이후 월간 판매량으로 가장 많다.

국내 시장에서 시운전을 거친 캐스퍼 일렉트릭은 일본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세계 1위 도요타 등 유력 완성차 업체를 여럿 보유하고 있는 일본 소비자들은 외국 브랜드에 대한 보수적인 인식으로 유명하다.

현대차 역시 2009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2022년 다시 진출하는 등 고전한 바 있다. 2023 회계연도인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판매량은 585대에 그쳤다.

특히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가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어서 일본 브랜드의 경쟁 차종들이 막강하다. 중국의 BYD와 지리 등 가성비를 앞세운 전기차 브랜드들도 뛰어들고 있어 힘든 싸움이 불가피하다.

일단 캐스퍼 일렉트릭은 일본의 좁은 도로 환경에 적합한 차량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연초 일본 현지에서 테스트카를 운행했다. 또한 현대차는 10월 말 국내에서 파생 모델로 프리미엄 및 오프로드 스타일 외장을 적용한 'AX EV 크로스' 양산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에는 일본 수출용 모델을 양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시장의 95%를 도요타 등 내수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어 수입차로서는 힘든 시장임에 분명하지만 현대차로서는 전동화가 상대적으로 늦은 일본임을 감안하면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진출 시도를 멈춰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