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車 사려면 예약금 1천만원"…차보다 이자로 더 벌려고?

300만원에서 500만~1000만원으로 인상…업계 10만~100만원 대비 고가 논란
'허수 고객' 줄이려는 전략 분석에도…예약금 묶어두고 '이자벌이' 비판도

테슬라 모델Y. ⓒ AFP=뉴스1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서 차량 예약구매 시 내야 하는 계약금을 최대 1000만 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일단 계약을 맺고 추후 구매를 결정하는 이른바 '허수 고객'을 최소화하려는 차원이라는데, 물건도 주지 않은 상태에서 받는 무이자 선금으로 '이자벌이'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보급형 모델인 '모델3'·'모델Y' 계약금을 3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럭셔리 플래그십 모델인 '모델S'·'모델X'는 3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지난해 2월 인상 이후 1년 반 만에 재차 계약금을 올렸다.

이는 다른 완성차업계와 비교하면 매우 많은 금액이다. 현대차와 기아 등 국산차는 10만 원을, 벤츠·BMW·아우디 등 수입차는 통상 50만~100만 원을 계약금으로 받는다.

테슬라코리아의 계약금 인상은 중복 계약으로 인한 취소가 잦은 것을 개선하기 위해 구매 진입장벽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허수 고객으로 실구매자의 차량 인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테슬라코리아는 계약금 제도 운용 전 2020년 한국에서 신차 계약 시 10만 원의 '주문 수수료'를 받았으며 취소 시 이를 환불하지 않아 공정위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계약금 환불이 가능하도록 판매 정책을 변경했다.

일각에선 테슬라코리아의 계약금 인상을 두고 "돈놀이에 재미를 붙였다"는 비판을 내놓는다. 고객 입장에서 계약금은 차량을 인도받거나 도중에 마음을 바꿔 계약을 철회하기 전까지 테슬라코리아에 무이자로 맡겨두는 돈이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의 사전 주문이 200만 대를 넘어서면서 예치금으로 받은 금액만 약 2억 달러(2654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이버트럭은 예상 인도 기간만 4~5년에 달해 이 기간 예치금은 테슬라 측에 묶이게 된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