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中 전기버스 천지라는데…화재 걱정 안해도 될까요

지난해 中전기버스 판매 점유율 54%…"LFP 배터리, 상대적으로 화재위험 낮아"
전기버스·화물차 5년 화재 건수 62건…피해 규모는 14억원에 그쳐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전기차 화재 공포가 상용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많은 탑승객이 이용하는 전기버스나 유해 물질을 운반하는 전기화물차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차량에 비교적 생소한 중국 기업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산 배터리와 전기차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산 물량 판매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영업용으로 쓰이는 만큼 가격 민감도가 높아 중국산 브랜드의 침투가 빠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산과 한국산 전기버스의 가격 차이는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 원 가까이 난다.

현재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내는 곳은 중국의 BYD로 GS글로벌을 통해 'e 버스' 시리즈를 들여와 국내 전기버스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그 결과 전기버스 신규 등록 중 중국산 비율은 2017년 25.5%에서 지난해 54%를 넘어섰다. BYD는 1톤급 트럭 'T4K' 등 전기화물차 시장에도 진출했다.

다만 중국 전기버스와 화물차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기 위해 고가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대신 비교적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다.

이번 화재 차량인 벤츠 EQE 350+에 장착된 배터리는 중국 파라시스의 NCM 배터리다. 중국 상용차에 주로 장착되는 배터리는 LFP 배터리로 가격이 저렴하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지만, 반대로 NCM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성이 낮다.

또한 주로 아파트 또는 건물 지하주차 공간에 주차하는 전기 승용차와 달리 지상에 주차하는 전기버스 같은 상용차의 경우 소방차의 접근이 쉬워 화재시에도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 전기버스·화물차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62건이었으며, 그중 사망자는 없었고 부상자는 5명으로 중대한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총재산 피해액은 13억 7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기 상용차의 판매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 원산지를 따지기보다는 주기적인 안전 점검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터리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등 기초적인 안전 점검만으로도 화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중국산 전기 상용차는 대부분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이 배터리는 내화성을 갖춰 화재 위험성이 낮다"며 "그러나 배터리 용량이 크다 보니 배터리 셀의 관리나 정비 및 충전 등을 신경 써서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