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타이어 교체시기"…타이어 업계 1분기 실적 '터졌다'
전기차 캐즘에도 일제히 영업이익 세자릿수 성장…고부가제품 판매 확대
전기차용 타이어, 고가이면서 교체주기 짧아…SUV용 타이어 판매도 '쑥'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전기차 시장 '캐즘 현상'(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에도 타이어 업체들이 영업이익 세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전기차·고인치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타이어 판매 증가가 실적을 이끌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금호타이어(073240)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오는 2일 실적 발표를 앞둔 넥센타이어도 전망이 밝다.
회사별로 보면 한국타이어의 1분기 매출은 1.1% 증가한 2조1273억 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8.8% 증가한 3987억 원에 달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 확대로 수익성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금호타이어 역시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전략으로 수익성을 챙겼다. 금호타이어의 1분기 영업익은 14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매출은 4.6% 증가한 1조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매출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6888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297% 증가한 643억 원으로 예측됐다.
타이어 업계 실적 호재에는 EV 전용 전기차 타이어 판매 증가가 한몫했다. 2021년부터 판매가 급증한 전기차 타이어의 교체 시기가 맞물리면서 타이어 업계 3사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된 것이다. 전기차 특성상 높은 기술력과 내구성을 요구하는 전기차 타이어는 통상 내연기관에 쓰이는 타이어보다 20~30%가량 비싸다.
전기차 타이어 교체주기가 짧다는 점도 타이어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무겁고 출력이 강한 전기차는 타이어 마모 속도가 일반 대비 20~25% 빠르다. 일반 타이어 교체 주기가 평균 4~5년이라면, 전기차 타이어는 2~3년으로 비교적 짧다. 이 같은 교체 주기를 고려할 때 올해만 약 26만 대의 전기차 타이어가 교체 대상이다.
이에 타이어 업계는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22년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으며, 금호타이어도 올해 초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를 선보였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는 없지만 EV 제품 비중을 지난해 8%에서 올해 1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 밖에 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적용되는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 증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한국타이어의 PCLT(승용·경트럭용 타이어) 매출액 가운데 18인치 이상 비중은 46.8%로 전년 대비 3.3%p 증가했다. 지난해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이 38.1%에 그쳤던 금호타이어도 올해 1분기 41.2%까지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타이어 업계는 EV 전용 타이어 등 고수익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을 늘리며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변수"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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