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악' LFP 뛰어든 K-배터리…"中과 협력" 말 나오는 속사정
LG엔솔 中 상주리원과 LFP 양극재 계약…일정 앞당겨 내년 하반기 양산
완성차 고객 요구에 보급형 개발하지만…양극재 업계 "中과 가격경쟁 어려워" LFP 회의론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국내 배터리 업계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출시가 임박했다. 내년부터 시작해 2026년에는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완성차 기업에 LFP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배터리 3사가 LFP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양·음극재 및 전해액 등 소재 공급망은 중국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내년 하반기 전기차용 LFP 배터리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애초 2026년 양산 목표였으나 보급형 배터리를 찾는 고객사가 많아지면서 앞당겼다. 최근 김동명 사장이 직접 양산 시기를 "2025년 하반기"라고 못 박았다.
국내에서 가장 빨리 LFP 양산을 계획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에도 나섰다. 최근 중국 양극재 생산 업체인 상주리원(常州锂源)으로부터 5년간 LFP 양극재 약 16만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006400)와 SK온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026년 양사가 LFP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배터리 3사의 LFP 진출로 인해 국내 양극재 기업들도 관련 제품 생산을 예고했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은 내년 LFP 양극재 2만톤 생산을 목표로 잡았고,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올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엘앤에프(066970)는 2025년 말 양산 목표다.
다만 소재 업계에서는 LFP 양극재 사업 확대에 회의적이다. 오랜 기간 LFP 배터리를 생산해 온 CATL·BYD·CALB·궈시안(Guoxuan) 등 중국 기업은 광물부터 소재까지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데 이들과 가격경쟁이 쉽지 않아서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마진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LFP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 가공비, 원료가 싸서 양극재 회사 입장에서 마진을 붙일 여지가 별로 없다"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원가와 마진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 국외에서 기술을 가진 회사와 합작하는 계획을 가지면 좋겠다. 국내 몇몇 양극재 업체는 그렇게 움직이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실제로 LG화학(051910)은 중국 화유(Huayou)그룹과 손잡고 모로코에 LFP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늘어나는 보급형 배터리' 수요를 겨냥해 국내 기업들이 팔을 걷어붙인다 해도 배터리 소재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당분간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양극재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이미 LFP 공급망과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췄다"며 "중국 기업과 손 잡으면 싼 값에 LFP 배터리를 바로 만들 수 있지만 국내 기업이 자체적으로 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단가도 맞출 수 없다. 고객사 요구가 있어 (LFP 양극재를) 만들긴 해야 하지만 이 상황이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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