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업은 배터리 소재 업계 美 진출 탄력…트럼프발 불확실성은 여전

45X 적용 품목에 전해액·분리막·양극박 명시…현지 생산 시 보조금
美 대선 결과 따라 IRA 수정 가능성…'구리' 핵심광물 포함 여부도 불확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재무부 건물 현판 2023.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45X) 잠정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미국 현지 진출을 추진·계획 중인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해액·분리막·양극박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될 경우 보조금(AMPC)을 받을 수 있는 품목으로 명시되면서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 대선 결과에 따른 IRA 정책 수정 가능성이 상존해 국내 업계는 투자 결정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9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45X 잠정 가이던스에 따르면 전해액과 분리막, 양극박이 AMPC 적용 품목으로 규정됐다.

전해액과 분리막은 미 정부의 IRA 초안에 배터리 핵심 부품으로, 양극박은 원재료인 알루미늄이 핵심 광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AMPC 수혜를 예상하고 현지 투자를 추진해 왔다.

전해액 기업인 엔켐(348370)은 일찌감치 미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했으며, 동화일렉트로라이트도 현지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분리막의 경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361610)와 LG화학(051910), 더블유씨피(WCP)(393890)가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SKIET와 WCP는 내년 상반기 중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미국 진출 배터리 기업과의 합작공장(JV)을 포함해 다각도로 진출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막을 살펴보는 SKIET 직원.(SKIET 제공)

양극박 기업도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상태다. 롯데케미칼(011170)은 롯데알미늄과 33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켄터키주에 양극박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오는 2025년 상반기 공장이 완공되면 양산에 돌입한다.

IRA 세부규정이 속속 발표되며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의 미국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에 부정적인 입장인 데다 IRA 폐기까지 언급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IRA 정책이 즉시 종료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보조금 정책 등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RA 45X 가이던스가 발표되면서 미국 진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면서도 "아직 정책이 깔끔하게 정리된 게 아니다. 미 대선에 따른 정책 수정 우려도 있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코랄빌에서 열린 선거 행사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3.12.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IRA 세부규정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동박의 경우 IRA 45X 초안 단계부터 세액공제 적용 품목으로 규정됐지만 원재료인 구리가 핵심광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미 정부는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에 따라 2025년부터 중국 자본이 관여된 배터리 핵심광물을 사용할 경우 7500달러의 소비자세액공제(30D)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국내 동박 업계는 폐전선 등을 활용해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구리가 핵심광물로 지정돼야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막을 수 있어 유리하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