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률 낮추는 K-배터리…"대세 지장 없다" 투자는 지속

배터리 3사 3분기 국내외 생산량 하향 조정…미국 공장 인력 감축도
설비·연구개발 투자는 확대 지속…"수주 기간 내 생산 예정대로 진행"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완성차가 조립되는 모습. 2016.7.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국내 배터리 기업이 국내외 공장 출하량 조정에 나섰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가동률을 낮춰 재고를 축소하려는 의도다.

다만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 SK온은 3분기 국내외 공장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오창공장과 미국·중국·폴란드 등 해외공장의 3분기까지 평균 가동률은 72.9%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평균 가동률(74.8%)보다 떨어졌으며 지난해 3분기 평균 가동률(75.4%)보다 낮다.

SK온 또한 3분기까지 국내외 공장 평균 가동률은 94.9%로 상반기 평균 가동률(95.4%) 대비 하락했다.

삼성SDI의 소형전지 부문 3분기 평균가동률은 77%로 지난해 3분기(88%) 대비 11%포인트(p) 떨어졌다.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는 물론 소형 공구 배터리 수요도 부진해 가동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중대형전지 부문 가동률은 공개하지 않는다.

배터리 업계의 가동률 조정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미시간 공장 생산직 인력 약 170명을 정리해고했다. SK온은 조지아주 생산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 조치를 실시했다.

고객사인 완성차 기업의 전동화 계획 지연으로 출하량이 계획보다 줄어들면서 생산라인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 3사는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확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까지 설비투자로 7조6454억원을 지출했다. 3분기 투자 금액만 약 3조4000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자금으로 오창 공장 증설과 북미 공장 신설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도 3분기까지 에너지솔루션(이차전지) 부문에서 설비투자로 2조3967억원을 지출했다. 대부분 자금은 스텔란티스와의 북미 합작공장 건설에 투입됐다.

고용량 하이니켈 양극재와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비도 확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까지 연구개발 비용으로 7304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1년간 연구개발 비용의 83.4% 수준이다.

삼성SDI는 3분기까지 연구개발에 8364억원을 투자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설정, 국내 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SK온 또한 3분기까지 연구개발에 2207억원을 투자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수 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며 "수주잔고가 남아 있는 이상 수주 기간 내 생산공장 완공과 제품 생산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