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어 하이브리드 도전하는 KG모빌…2025년? 늦진 않을까
2025년 토레스 하브…2026년부터 KR10·O100·F100·신형 MPV도 하브로
'틈새' 대형SUV·픽업트럭 등에 적용하고 가성비로 승부…"완성도·개발 속도 관건"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최근 전기차 확산세는 주춤하고, 하이브리드 차종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KG모빌리티(003620)도 하이브리드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지각생' KG모빌리티는 픽업트럭·미니밴 등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에 없는 차종으로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하기로 했다. 지난 18일 IR에서 KG모빌리티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 2개사와 EMS(엔진제어) 개발과 엔진 CKD(반조립 제품) 국산화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KG모빌리티는 2025년 토레스 하이브리드 차량을 시작으로 2026년 이후부터 코란도의 후신 KR10, 전기 픽업트럭 O100, 대형 전기 SUV F100 등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발 중인 미니밴(MPV) 모델까지도 하이브리드로 들고 나올 계획이다.
그동안 KG모빌리티는 하이브리드 차종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지난해 출시한 신차 토레스가 큰 인기를 끌었고 법정관리 종료 후 KG그룹 품으로 들어왔지만, 하이브리드 차종까지 개발하기엔 여력이 부족했다. 급속도로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 동참하기 위해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전기차 토레스 EVX 개발이 더 시급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정체되고, 고유가로 인해 오히려 하이브리드 차종에 대한 인기가 커지는 중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의 7월 자동차 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월간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었지만, 전기차 판매는 12.8% 줄었다. 1~7월 누적으로 보면 전기차도 11.2% 증가했지만, 지난해 1년간 66%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추세는 크게 꺾였다.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종은 대부분 현대자동차·기아의 차량들로,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세계 최고로 평가되는 도요타자동차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보고 있다.
KG모빌리티는 뒤처진 기술력을 뛰어넘기 위해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을 가진 업체와 협의 중이다. 과거 쌍용자동차 시절에도 벤츠와 기술 제휴를 통해 체어맨 등을 제작한 경험이 있다. 토레스 EVX도 중국 전기차 회사인 BYD와 협업해 개발한 차종이다.
또한 KG모빌리티는 SUV·픽업트럭 전문 브랜드인 만큼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중형급 SUV인 싼타페·쏘렌토까지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도입했지만, 아직 팰리세이드 등 대형급 차종에서는 하이브리드 차종이 없다. MPV인 카니발의 하이브리드도 올해 말이나 돼야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지난 4월 KG모빌리티가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KR10, O100, F100의 콘셉트카 모두 디자인 측면에서는 호평을 받았다. 가성비 전략을 추구했던 토레스의 성공 공식을 따르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충분한 성능을 갖추면서 개발 속도를 올리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는 기술 난이도가 높다. 출발이 늦은 KG모빌리티는 얼마만큼 완성도를 높게, 고연비의 차종을 만드는지가 관건"이라며 "내후년에야 나오면 시장 분위기도 바뀔 수 있어 이 부분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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