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로도 손색없네…잘 달리는 SUV 마세라티 그레칼레[시승기]

마세라티 두 번째 SUV…센터콘솔 등 많은 부분 디지털화
달리는 재미에 편안함까지…21개 스피커로 훌륭한 사운드 제공

마세라티 그레칼레.ⓒ 뉴스1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이탈리아의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는 지난해 국내에서 554대를 판매했다. 판매량이 최고치에 달했던 2018년 1660대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도 7월까지 253대에 불과해 판매량 회복이 절실하다. 흔히 비교되는 포르쉐가 국내서 한 달에 1000대 안팎을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마세라티를 수입해 판매하는 FMK가 올해 판매량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출시한 차량이 바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그레칼레'다. 그레칼레는 100년 이상의 마세라티 역사상 두 번째 SUV며, 국내서 판매한 차량 중 유일하게 시작 가격이 1억원 미만이다. 지난 3월 국내 출시 이후 114대 팔리며 마세라티의 올해 판매량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마세라티 그레칼레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그레칼레 모데나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주행 모습.(FMK 제공)ⓒ 뉴스1

외관은 마세라티 특유의 디자인으로 우아함을 자랑했다. 과하지 않은 볼륨감으로 전면부 그릴은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삼지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측면은 보닛에서 후면까지 물 흐르는 듯한 곡선으로 잘 달리는 차임을 강조했다. 후면부는 마세라티의 준대형 SUV '르반떼'와 비슷하다.

외관이 마세라티다웠다면 실내는 다르다. 많은 부분을 디지털화하면서 '마세라티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12.3인치의 디스플레이와 공조 장치를 위한 8.8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이다. 마세라티의 고집으로 불리는 대시보드 중앙의 동그란 시계 형태는 유지했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실내.(FMK 제공)ⓒ 뉴스1

전반적으로 실내 디자인은 흠잡을 게 없어 보였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기어 변경 방식이다. 디스플레이와 공조 장치 사이에 일자형 버튼으로 탑재해 통일감은 줬으나,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했다. 이 밖에 중앙부에 시계가 있는 탓에 디스플레이 위치가 낮다는 점과 느린 디스플레이 전환 속도 등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주행 성능은 탁월했다. 이날 시승한 모데나 트림은 최고 출력 330마력의 4기통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지 걸리는(제로백) 시간은 5.3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40km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GT, 스포츠, 오프로드 등 네 가지를 제공한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경쾌한 배기음이 주행의 재미를 더한다. 배기음은 거칠지만, 핸들링은 편안했다. 달리는 재미뿐 아니라 출·퇴근 등 데일리카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새로운 차체 자세 제어 모듈(VDCM) 시스템 적용으로 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FMK 측 설명이다. 단단한 시트는 운전자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잘 잡아줬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후면.(FMK 제공)ⓒ 뉴스1

그레칼레의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사운드다. 이탈리아의 사운드 전문업체 소너스 파베르가 설계한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21개 스피커와 3D 사운드로 탑승객에게 훌륭한 음향을 제공했다. 가격은 트림별로 9900만~1억3300만원이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