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대신?'…테슬라 꺼내든 페라이트, 전기차 모터 판도 바꿀까
희토류 자석보다 약하지만 가격 저렴·고온에서 사용 가능
더 많은 자석 써야 해 중량·성능저하 택해야…"中서 벗어나려는 고민"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전기차 업체 선두주자 테슬라가 최근 모터(전동기)에 들어가는 희토류 대신 '페라이트'로 소재를 고민 중이다. 중국발 공급망 위기를 피하기 위한 목적인데, 페라이트 모터가 희토류 모터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2일 일부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희토류의 대체품으로 페라이트 사용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월1일 인베스터데이에서도 테슬라는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모터를 설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국내 페라이트 관련 소재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기 모터는 영구 자석 주변에 전기를 집어넣어 전자기력을 발생하고, 이를 통해 회전력을 만드는 원리로 작동한다. 영구 자석의 자력이 세면 셀수록 모터의 출력도 좋아진다. 전기차의 모터나 풍력발전 터빈은 '네오디뮴 자석'을 활용하는데, 네오디뮴 자석은 가장 강력한 자성을 지닌 자석으로 알려져 있다.
네오디뮴은 희토류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다. 희토류는 이름과 달리 전세계 널리 분포해 있는 원자재지만, 제련·분리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심해 중국이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은 희토류를 '자원 무기화'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 수출 금지·수출 제한 기술목록'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인데, 개정안에 희토류 활용 기술 등을 담았다.
이에 대안으로 또 다른 영구 자석인 '페라이트'가 언급되는 것이다. 네오디뮴 자석보다는 자력은 비교적 약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고온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페라이트 모터는 반값 전기차를 고민하고 있는 테슬라에 원가 절감의 혜택도 얹어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페라이트 모터 활용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에서 혁신을 해 왔기 때문에 '탈(脫)희토류'에서 성과를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물리적 한계가 크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페라이트 모터는 희토류 모터만큼 성능을 내려면 더 많은 양의 자석을 써야한다. 이미 배터리 무게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거운 전기차가 더 무거워질 수 있다. 페라이트 모터를 사용하면 중량 또는 성능 저감을 선택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에 희토류 생산이 국한되어 있으니 이를 벗어나려는 것"이라며 "테슬라가 탈 희토류를 선언했으니 거짓말을 할리는 없겠지만, 차량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부피가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폭 넓게 고민해보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j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