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남훈 KAMA 회장 "국내 전기차 생태계 갈길 멀어…지원 절실"
"한국, 전기차 후발주자…미래차특별법으로 경쟁국 美·中보다 더 지원해야"
"이젠 자동차도 모빌리티 중심…협회 명칭 바꾸고 활동영역 넓힐 것"
- 이동희 기자, 윤다혜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윤다혜 기자 = "격화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은 아직까지 후발주자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있는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BYD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업계도 노력하겠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20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진행된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국내 전기차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골자로 한 이른바 '미래차 특별법'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당 이사장,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10월 자동차산업협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강 회장은 "투자는 민간기업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전기차 사업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특정 산업이 국가의 경제는 물론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 외국 기업들, 韓 전기차 공장 투자 고심 중…정부 지원 시급
강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어려운 국제 환경 속에서도 한국 자동차산업이 지난해 완성차와 부품을 포함해 수출액 774억달러를 달성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수출 1위 산업의 미래 핵심 먹거리인 전기차 투자 유치에 있어선 정부가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등 전기차 산업에 있어 막대한 지원책을 내놓은 경쟁국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현저히 뒤처진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미국은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을 통해 전기차 투자에 30%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저금리로 제공하는 등 획기적 투자 지원책을 내놨다"며 "중국도 지난 20여 년간 소재 개발부터 배터리, 전기 완성차 개발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정부 지원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은 이처럼 투자 환경이 좋은 곳에 입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도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해 국내 보급도 채우고, 아시아나 미국 등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외국에 상응하는 정도의 투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전기차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인상을 담은 'K칩스법'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를 통과했다"며 "법을 신속히 통과시켜 올해부터 소급 적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국내에 생산거점을 둔 외국계 완성차업체 한국GM과 르노코리아자동차가 한국에서는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 점을 언급하며 "공장 신설뿐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차 공장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투자에 대해서도 보조금 지급 등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속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지원 미흡으로 인해 부품 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부품 업계 입장에선 100만, 200만대 생산 규모는 되어야 단가가 나오는데, 현재 국내 전기차 생산 규모는 35만대 정도"라며 "현재 부품 업계가 적자를 보며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 회장은 "또 국내에 공장을 만들어서 내수와 해외 시장에 모두 공급할지, 아니면 전기차 공장이 있는 미국으로 이동해야 할지 판단을 곧 내려야 한다"며 "완성차업체와 부품 공급기업 모두 전기차 생태계를 국내에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이젠 모터쇼 아닌 '모빌리티쇼'…협회 명칭도 바꾼다
강 회장은 모빌리티 중심으로 배터리, 정보기술(IT) 등 다른 산업이 변화하는 현 추세를 감안해 협회의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전통적인 '카 메이커'에서 토탈 모빌리티 솔루션 회사로 나아가겠다고 발표한 현대차, 기아와 같이 협회도 이에 맞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부품업계, 전기차 충전소 업계, 자율주행차 협회 등과 연합체를 만들어 전체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협회는 자동차 산업의 확장성 등 미래차 시대 변화를 반영해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로 명칭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오는 5월 자동차의 날을 맞아 새 명칭과 비전을 공식 선포할 예정이다.
이달 말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대해선 "육상·해상·항공 이동수단을 망라한 종합 모빌리티 행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협회가 격년으로 주관하는 서울모빌리티쇼는 과거 '서울모터쇼'였다가 2021년 명칭을 바꿨다.
강 회장은 "참가 업체 중 SKT의 경우 통신업체이지만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다루는 등 종전의 자동차 중심 행사에서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행사로 만들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각종 세미나와 기술 교류 등 모임도 다수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dahye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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