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리 7%' 새해 신차 출고기간 '확' 줄었다…GV80 한달새 1년 '뚝'

GV80 가솔린 2500cc 터보 30개월→18개월…全 차종 확대
할부금리 치솟자 계약취소 등 수요 뚝…"납기 더 짧아질 것"

제네시스의 GV80. (제네시스브랜드 제공) 2021.3.19/뉴스1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지난해 한때 30개월까지 길어졌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새해 들어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소되기 시작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량 자체가 늘어난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최근 7%까지 치솟은 자동차 할부금리로 신차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이달 초 딜러들에게 제공한 납기표에 따르면 지난달(2022년 12월) 30개월에 달하던 제네시스 2500cc 터보 가솔린의 납기는 이달 18개월로 줄었다. 불과 한 달 만에 1년가량 납기가 단축된 것이다. 지난달 24개월이던 GV80 가솔린 3500cc 터보의 신차 출고 대기 기간도 이달 18개월로 6개월이나 감소했다.

현대차 상당수 모델의 납기도 지난달 대비 크게 줄었다. 특히 그동안 꿈쩍도 않던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납기 단축이 눈에 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20개월에서 이달 16개월로 4개월 줄었고 싼타페 하이브리도 20개월에서 16개월로 단축됐다. 세단 전기차인 아이오닉6의 납기도 지난달 18개월에서 이달 16개월로 2개월 줄었다.

이밖에도 △아반떼 1.6 가솔린·LPG 9개월→6개월 △그랜저 2.5 가솔린 11개월→10개월 △베뉴 투톤 15개월→14개월 △싼타페 가솔린 8개월→6개월 △싼타페 디젤 5개월→3개월 △팰리세이드 가솔린 8개월→6개월 △팰리세이드 디젤 6개월→3개월 △G80 6개월→4개월 △GV70 16개월→14개월 등으로 새해들어 단축됐다.

기아 모델도 신차 출고 기간이 크게 단축됐다. 특히 가장 길었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18개월에서 이달 17개월로 한 달가량 단축됐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도 지난달 14개월에서 이달 12개월로 줄었다. 쏘렌토 디젤은 지난달 10개월에서 이달 4개월로 한 달만에 6개월이나 단축됐다.

또 △K3 6개월→2.5개월 △K5 1.6t 가솔린 9개월→5개월 △K5 2.0t 가솔린 7개월→4개월 △K5 하이브리드 12개월→8개월 △K8 하이브리드 9개월→7개월 △니로 하이브리드 11개월→9개월 △니로EV 9개월→8개월 △셀토스 2.0 가솔린 6개월→4개월 △스포티지 가솔린 11개월→8개월 △스포티지 디젤 8개월→4개월 △쏘렌토 가솔린 10개월→5개월 △카니발 하이리무진 10개월→7개월 등 납기가 줄었다.

기아의 쏘렌토 (기아 제공) 2021.7.1/뉴스1

새해 들어 신차 출고 기간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며 생산량 자체가 늘어난 영향도 있으나 최근 고금리로 차량을 할부로 구입할 때 금리 부담이 크게 커지면서 신차 신규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 M 할부 금리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선수금 30%, 납입 36개월 기준 2.5%였으나 이달 7%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부 금리가 치솟자 신차 출고를 포기하는 이들이 속출하며 신차 납기가 대폭 줄었다는 설명이다.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신차 구매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아이오닉6를 계약했던 A씨는 "도저히 할부 금리를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신차 출고를 포기했다"며 "지금은 차를 살 때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소비자도 "금리 인상이 신차 구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조만간 또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자동차 할부 금리가 8%대에 달하면 신차 계약을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경기침체에 따라 신차 출고를 포기하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며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은 계속해서 단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아직 차량용 반도체 대란은 100% 해소된 것이 아니라 신차 출고 기간 단축에 큰 영향을 주진 못했을 것"이라며 "최근 고금리로 인해 1년 사이 자동차 할부 금리가 2배 이상 높아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