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보다 아우' 기아, 2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쏘렌토가 그랜저 제쳤다
기아 지난해 승용차 47만497대 판매, 7만6000여대 차이로 현대차 제쳐
쏘렌토, 베스트셀링카 올라…6년 연속 1위 노리던 그랜저 꺾어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형님만한 아우 없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아우격'인 기아가 '형님격'인 현대자동차(제네시스 제외)를 제치고 2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량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기아의 인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쏘렌토는 6년 연속 판매 1위 자리를 노리던 '국민 세단' 그랜저를 밀어내고 지난해 베스트셀링카를 차지했다.
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의 국내 승용차 판매대수는 47만497대를 기록해 7만6000여대 차이로 현대차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현대차 39만4289대, 3위는 제네시스 13만3060대였다. 이어 쌍용자동차 6만6635대, 르노코리아자동차 5만2277대, 쉐보레 3만7275대 순이었다.
이로써 기아는 2년 연속으로 현대차를 제치고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달성했다. 기아는 2021년 46만9361대의 승용차를 판매해 43만489대를 판매한 현대차를 3만여대 격차로 제치고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작년 한 해 베스트셀링카도 기아의 중형SUV 쏘렌토가 차지했다. 쏘렌토는 지난해 6만8220대 팔리며 6만4729대 팔린 현대차 그랜저를 4000여대 차이로 제쳤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2000년대 이후 쏘나타와 아반떼, 그랜저 등 세단 모델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그랜저의 경우 2017년부터 지난해 까지 5년 연속 1위를 고수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캠핑, 차박 문화가 유행하면서 넓은 공간이 장점인 SUV의 인기가 높아지며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 그중 쏘렌토는 경쟁차종인 현대 싼타페보다 넓은 공간, 하이브리드 차종 출시 등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판매량 선두에 올랐다.
6년 연속 판매 1위를 노리던 그랜저는 지난해 말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며 뒷심을 노렷으나 1위자리 유지에는 실패했다. 통상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앞둔 경우 차 신형차를 기다리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일정 기간동안 구형 모델의 계약이 줄어드는 구간이 생긴다.
기아의 2년 연속 승리는 다양한 SUV 라인업이 견인했다. 기아는 니로와 셀토스 등 소형 SUV부터 스포티지와 쏘렌토 등 중형 SUV, 카니발 등 대형 RV까지 다양한 모델을 갖추고 있다.
작년 베스트셀링카 모델 1~5위 가운데 세 모델이 SUV, RV 등 '큰 차'였는데, 세 모델 모두 기아 브랜드였다. 기아는 베스트셀링카 5위 내에 쏘렌토(6만8220대), 카니발(5만7414대), 스포티지(5만5385대)로 각 1,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2위 그랜저(6만4729대), 3위 아반떼(5만7507대)로 세단 모델로 상위권에 올랐다. 현대차의 SUV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팰리세이드로, 지난해 4만8638대 팔리며 7위에 안착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SUV는 쏘렌토, RV는 카니발 등 차종별로 색깔을 확실히 한 것이 지난해 기아의 성공요인"이라며 "올해도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사업을 선언하면서 기아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존재감 있는 세단 모델의 부재는 기아의 과제"라며 "양적 팽창에 성공했으니 이제는 세단 프리미엄 모델로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작업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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