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테슬라 떨게 만든 그 車…'업데이트' 폴스타2

폴스타2, 4월·7월 테슬라 꺾고 韓수입 전기차 1위
디자인 깔끔·심플…친환경성 높이고 가격 그대로

폴스타코리아의 '업데이트' 폴스타2.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절대강자를 영원히 유지할 것 같던 테슬라를 바짝 긴장시킨 브랜드가 있다. 북유럽 스웨덴에서 건너온 신생 브랜드 '폴스타'다. 폴스타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폴스타2는 지난 1월 출시 후 4월과 7월 테슬라를 꺾고 국내 수입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국내 시장에 폴스타2 단일 차종만을 판매 중인 폴스타코리아가 최근 폴스타2의 업데이트 모델을 선보였다. 폴스타가 말하는 업데이트란 쉽게 말해 연식변경과도 같다.

이제 막 국내 고객에게 인도를 시작한 업데이트 버전의 폴스타2를 지난 19일 몰아봤다. 서울 용산구에서 경기 용인시를 거쳐 서울 서초구로 돌아오는 약 130㎞를 달렸다.

시승에 앞서 만난 업데이트 폴스타2는 업데이트 전 모델 외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전 모델과 같이 '스칸디나비안 미니멀 디자인'을 따랐다. 이 디자인 개념은 대담하지만 절제된 감각, 지나친 화려함을 탈피한 단순함을 통해 순수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뜻인데, '깔끔하고 심플하다'는 단어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폴스타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디자이너를 CEO(최고경영자)로 두고 있다.

업데이트 이전 모델과 비교해 외관에서 달라진 것은 휠이다. 업데이트 폴스타2는 새로운 디자인의 19인치 알로이 휠을 기본 적용했다. 듀얼 모터 모델에서는 20인치 알로이 휠도 선택할 수 있다. 외장 색상도 추가했다. '스페이스'와 '주피터'를 포함한 6가지로 구성했다.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색상 선택에 대한 추가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지 않도록 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 출시되는 일부 전기차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해 약간의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데, 폴스타2는 내연기관과 전기차 그 사이의 적절한 수준을 택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프레임리스 사이드 미러'도 눈에 띄는 디자인적 요소다. 프레임이 사라져 디자인적으로도 좋고 크기 자체를 30% 줄여 향상된 공기역학성능을 제공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폴스타2의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프레임리스 사이드 미러는 한국인 디자이너 이수범씨가 디자인했다.

폴스타코리아의 '업데이트' 폴스타2.

미니멀리즘은 실내에도 적용됐다. 우선 버튼을 찾아보기 어렵다. 시동 버튼도 없다. 차량에 타면 시동이 걸리고 내리면 꺼진다.

실내에는 폴스타 로고가 박힌 스티어링휠,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 계기판, 11.2인치의 센터패시아, 전자식 변속기가 전부다. 필요한 건 모두 센터패시아에 넣었다. 풀사이즈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마치 탁 트인 듯한 개방감을 준다. 개인 성향에 따라 실내 디자인이 밋밋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자 개인 성향에는 맞았다.

업데이트 폴스타2의 차체 크기는 이전 모델과 같다. 전장 4605㎜, 전고 1480㎜, 전폭 18760㎜로 중형 세단 수준이다. 그러나 2열 공간 크기가 조금 아쉬웠다. 특히 2열 중간에 배터리를 추가로 넣어 센터 터널이 불룩 튀어 나와 있어 성인은 앉기 어려울 수 있다. 헤드룸도 넉넉하진 않았다.

트렁크는 스포트백 타입으로 뒷 유리창까지 전체가 열렸다. 공간 크기는 45리터로 여행용 캐리어는 넣을 수 있다. 2열을 접으면 1095리터까지 확장 가능해 골프백을 실을 수 있다.

내외관에 대한 감상을 마치고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주행 초반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에 익숙지 않아 이질감을 느끼던 순간, 폴스타2에 탑재된 원페달 드라이브·크립 기능이 생각났다.

원페달 드라이브 기능은 끄기, 낮음, 표준 등 강도에 따라 회생 제동되는 양과 감속도의 차이를 준다. 크립은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량이 주행 방향으로 저속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보통 전기차의 경우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 회생제동과 갑자기 속도가 붙는 느낌 때문에 애를 먹곤하는데, 원페달 드라이브 기능을 끄고 크립 기능을 켜자 마치 내연기관차를 모는 느낌이 들었다. 폴스타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사이에서의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두 기능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막히는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내자 폴스타2는 순식간에 100km 이상 속도가 붙었다. 기자가 시승한 롱레인지 듀얼모터 모델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78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408마력과 660Nm의 토크의 힘을 발휘한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더욱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고속 주행에서도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전기차에서 고속으로 주행할 때 몸이 쏠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폴스타2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다만 승차감은 방지턱을 넘거나 노면의 요철을 지날 때 조금 딱딱했다. 폴스타는 롱레인지 듀얼모터 모델의 경우 퍼포먼스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이같은 승차감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폴스타코리아의 '업데이트' 폴스타2.

폴스타2가 업데이트를 통해 추구한 것은 친환경 '지속가능성'이다. 총 1350kg의 온실가스를 줄였다. 생산 공정에서 배터리 케이스를 운반하는 알루미늄 트레이 공급업체의 재생에너지 전환 등을 통해 차량당 750kg, 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저탄소 알루미늄 휠을 탑재해 차량당 600kg의 온실가스를 각각 감축했다.

'안정성'도 폴스타의 강점으로 꼽힌다. 폴스타2는 유로 앤캡 자동차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5스타는 물론 전기차 부문 종합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SPOC(Severe Partial Offset Collision)와 FLLP(Front Lower Load Path) 등 두 가지 핵심 장치를 통해 배터리 팩으로 전달되는 충격을 최소화했으며 8개의 에어백으로 탑승자의 안전을 확보했다.

업데이트 폴스타2의 1회 충전시 주행 가능 거리는 싱글모터 기준 417km, 듀얼 모터 기준 334km다. 듀얼모터의 경우 짧은 듯하지만 실제 주행 거리는 400km를 넘는다. 150kW 급속충전기 기준 10%에서 80%까지 30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

폴스타는 폴스타2의 업데이트에도 사실상 이전 모델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롱레인지 싱글 모터 5490만원, 롱레인지 듀얼 모터 5990만원이다. 두 모델 모두 전기차 보조금 대상으로 경쟁 모델로 꼽히는 테슬라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 테슬라의 모델3는 7034만원부터 시작한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