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만원도 깨졌다"…반감기 전 '조정기' 맞은 비트코인, 반등은 언제?
'상승 랠리' 후 차익 실현 매물 쏟아지며 급락…반감기 '위험 존' 진입
'단기 조정' 전망 여전히 우세…"올해 추가 상승 있을 것"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1억원 시대를 열었던 비트코인(BTC) 가격이 9000만원 아래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해외 가격 기준으로는 7만3000달러를 돌파하며 '최고가'를 기록한 후, 현재 6만달러대까지 1만3000달러 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올해 초부터 '상승 랠리'를 이어오던 비트코인이 '조정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조정기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비트코인, 왜 떨어졌나20일 오후 2시 30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 대비 6.6% 떨어진 8953만원이다. 코인마켓캡 기준 해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 대비 6.39% 하락한 6만8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부터 연달아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만큼 '수익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들도 늘었으며,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이에 비트코인 '단기 보유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는 자산의 이익 또는 손실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SOPR'에서 드러난다. SOPR이 1 이상일 경우 비트코인을 매수할 때보다 매도할 때의 가격이 높다는 의미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155일 미만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한 '단기 보유자'들의 SOPR은 이달 들어 꾸준히 상승했다. 단기 보유자들이 높은 수익률로 차익을 실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크립토퀀트 기고자 크립토 댄(Crypto Dan)은 "지난 3월 13일 SOPR 데이터는 과거 상승장 최고점 때와 비슷한 정도의 수익 실현 움직임을 보였다"고 밝혔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비트코인이 하락세로 전환하자 선물 시장에선 큰 규모의 금액이 청산됐다.
비트코인 '상승 랠리'가 이어지는 동안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미결제약정이란 말 그대로 청산되지 않은 계약을 말한다. 미결제약정 규모가 커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경우 큰 금액이 한 번에 청산되면서 더 큰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조정기에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자 큰 금액이 한 번에 청산됐고, 더 큰 하락을 촉발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 기업 프레스토는 "비트코인 급상승 이후 단기 보유자들이 이익을 실현하고, 선물 시장에서 미결제약정이 대량 청산된 것이 이번 하락의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또 "지난 18일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GBTC에서 대량 자금 유출이 발생해 ETF 총 유입량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단기 조정' 전망 우세…과거에도 반감기 전 20% 하락
조정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불장(상승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조정인데다, 역사적으로도 반감기 2~4주 전 가격이 20% 이상 하락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올해 4월 중순 이후로 예정돼 있다.
우선 비트코인은 현재 반감기 전 '위험 존'에 진입했다. 반감기 후 수익 악화를 예상한 채굴자들이 미리 비트코인을 팔아두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가 이 '위험 존'이다.
2016년 반감기 때는 반감기 14~28일 전 비트코인 가격이 무려 40% 떨어졌다. 2020년 반감기 때는 20% 하락했다. 현재는 고점 대비 15% 가량 하락한 상태다.
프레스토는 "강세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단기조정이라고 본다"며 "다만 '조정기'의 바닥가는 예측하기 어렵다. 과거 불장을 참고하면 고점 대비 20~30% 조정은 흔히 발생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반감기는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라는 확실한 수요처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과거 반감기와 차별화된다.
따라서 ETF를 통한 수요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면, 비트코인이 반감기 전 조정 기간을 거친 후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크립토 댄은 "비트코인 현물 ETF와 기관 및 개인들의 추가 유입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이번 하락이) 단순히 상승장의 고점 신호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조정 기간을 거친 후 남은 2024년에는 강한 추가상승을 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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