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폴] 전문가 10명중 9명 "4월 기준금리 동결"

10명중 6명 올해 경제성장률 0%대 추락 전망
다음 대응책으론 국고채 추가 매입·증권사 대출 예상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도민 민정혜 기자 =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 중 9명이 오는 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달 16일 임시 금통위에서 '빅컷'(기준금리 50% 인하)을 단행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연 0.75%로 내려앉은 데다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금통위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면 한은이 한도 없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이어 국고채 추가 매입과 증권사 직접 대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전문가 90% "기준금리 동결 예상"…교보증권 "0.25%p 인하 예상"

5일 <뉴스1>이 한은 금통위 4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 중 9명은 현행 연 0.75%인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나머지 1명은 0.25%p 인하를 예상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한은이 공개한 임시 금통위 의사록(3월 16일 개최)을 보면 기준금리 인하 자체에 대해선 금통위원들 간에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0.50%p가 아닌 0.25%p만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왔고, 빅컷에 찬성한 나머지 금통위원들 중 2명이 금융안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나타나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는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인하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여 현재보다 상황이 안 좋아지면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언제 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비전통적 통화정책 효과를 지켜볼 시간이 필요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이미 0.50%p 내린 상황이라 여기서 더(0.25%p) 내리면 기준금리는 연 0.50%가 된다. 이러면 실효하한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유일하게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상한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경제적 충격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본다"며 "연준이 '제로금리'로 기준금리를 낮춘 상황이라 한은은 통화정책 부담이 완화된 상황이다.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을 검토하고 있어서 정책공조를 위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5명 "국고채 추가 매입 할 듯"…증권사 등 비은행 직접 대출도

전문가 10명 중 5명은 한은이 코로나19로 악화된 경제·금융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카드로 국고채 매입 확대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했다.

NH 강승원 연구원은 "RP는 91일물로 만기가 짧다. 필요한 건 국고채 매입인데 현재처럼 필요할 때마다 하는 게 아니라 선진국들처럼 언제까지 매입하겠다는 식으로 시장에 대해 약속을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이는 호주나 뉴질랜드, 이스라엘 등도 하고 있어서 우리도 꺼낼 만한 카드"라고 말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단기 금리와 달리 장기 금리가 잘 안잡히는(안정) 모습"이라며 "장기채를 매입하는 등의 방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보 백윤민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니어서 연준처럼 양적완화를 하기 어렵다"며 "국고채 단순 매입 등의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과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나 국고채 매입을 하기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언급했던대로 증권사 등 비(非)은행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직접 대출해주는 방식을 우선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간부회의에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지나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추가 인하에 대한 여지는 열어놓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총재가) 검토한다고 했던 대로 비은행 대출 관련 대책정도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오 연구원은 "RP매입을 하고 있으니 국고채 매입까지 당장 해야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국고채 매입보다는 증권사 등에 대출해주는 식으로 신용경색을 막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 60%, 올해 0%대 성장…"對선진국 수출 감소 예상"전문가 10명 중 6명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더라도 선진국이 충격을 받고 있어서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며 "정부가 추경을 하면 당장 한 분기에 모든 정책 효과를 소진하고 끝나지 않는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를 보면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나면서 4개 분기에 걸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신영 조용구 연구원은 "정부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고 있어서 '마이너스'를 면하지 않을까 싶다"며 "확률상 올해 경제성장률은 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예상은 가정이 많이 들어간 것이어서 확실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1%대 성장률을 예상한 현대차 오창섭 연구원은 "4월 전세계 경제지표가 매우 안좋을 것"이라며 "2분기가 세계 경제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안정화되면서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2분기가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안정된다면 침체하는 상황이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