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271조 날린 코스피…1000원도 안되는 동전주 43% 급증

5일 코스피 하락폭, 역대 최대
"경기 침체 불안심리가 투매 촉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동시에 발동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모니터에 종가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 코스닥 지수는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2024.8.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무색하게도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가가 1000원 미만 종목을 뜻하는 '동전주'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주가가 1000원을 넘지 않는 종목은 총 60개로 집계됐다. 지난 1일 종가 기준 42개였던 동전주가 2거래일(8월 2일~5일) 만에 42.9% 증가한 것.

동전주는 코스피 지수가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급증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일 101.49포인트(p)(-3.65%) 하락한 데 이어 전날도 234.64p(-8.77%) 급락하면서 2거래일 만에 총 12.10%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날 코스피 하락률은 지난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다. 하락 폭(234.64p)으로 따지면 장중, 종가 모두 포함해 역대 최대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268조 원에서 1998조 원으로 최근 2거래일 만에 271조 원가량 쪼그라들었다. 특히 전날 하루에만 192조 원의 자금이 코스피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이 증발했다. 코스피 시총이 2000조 원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1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 소속 동전주는 2거래일 만에 42개 종목에서 60개 종목으로 15.5% 늘어났다.

코스닥 지수 역시 폭락했다. 지난 1일 종가 기준 813.53p였던 코스닥 지수는 2거래일 동안 15.03% 빠지면서 전날 종가 기준 700선 밑으로 내려왔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다만 증권가에선 최근 낙폭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030490) 연구원은 "미국 실업률 상승에 따른 고용 침체 우려, 엔비디아 등 빅테크 부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엔 캐리 청산 리스크, 아시아 증시 급락 등 지수 하락 원인은 다양하다"면서도 "현 상황을 2008년 금융위기 또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기처럼 시대의 시스템이 붕괴하는 악재에 직면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극단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불안심리가 투매를 촉발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지수 급락은) 엔 캐리 청산 우려,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 세 가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부각된 영향이 크고 그 과정에서 투매가 투매를 낳는 수급 악재도 급락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정도까지 빠져야 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가격 급락은 폭력적인 것 그 이상"이라며 "이제 바닥이 어딜까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는데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대는 어지간한 악재들은 다 반영한 수준이라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 양대 지수가 나란히 8% 이상 급락하면서 코스닥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동반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발동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 코스닥 지수는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2024.8.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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