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폭락장급"…코스피, 하루새 시총 192조 증발

(종합)코스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률 기록…낙폭은 역대급
삼성전자, 10.3% 급락…15년 10개월 만에 최대 낙폭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문혜원 박승희 기자 =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폭락했다. 코스피는 2거래일 만에 336p(포인트) 하락하며 2440선까지 밀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p(-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락 폭(234.64p)으로 따지면 장중, 종가 모두 포함해 역대 최대다.

코스피는 지난 2일 101.49p(-3.65%)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급락하면서 2거래일 만에 총 12.10%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92조 원 하락한 1997조 7450억 원을 기록했다.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이 하루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증발했다. 코스피 시총이 2000조 원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올해 1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88.05p(-11.30%) 하락한 691.28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700선을 하회한 것은 종가 기준 지난해 1월 10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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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5년 10개월 만에 최대 낙폭…코스피서 924개 종목 '줄하락'

국내 대형주가 줄줄이 급락하면서 증시를 끌어내렸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대비 8200원(10.30%) 하락한 7만 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8년 10월 24일(-13.76%) 이후 약 15년 10개월 만에 최대 일일 하락률이다.

SK하이닉스(000660)도 전 거래일 대비 1만 7100원(9.87%) 하락한 15만 6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 10.40%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10% 가까이 빠지면서 2거래일 만에 19.24% 폭락했다. 이에 시가총액은 2거래일 동안 140조 7229억 원에서 113조 6412억 원으로 27조 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상위 10개 종목 모두 급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삼성전자(005930) -10.3%, 기아(000270) -10.08%, SK하이닉스(000660) -9.87%, 삼성전자우(005935) -9.52%, 현대차(005380) -8.2%, KB금융(05560) -7.69%, 신한지주(055550) -7.53%, 셀트리온(068270) -5.73%, LG에너지솔루션(373220) -4.1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2.31%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삼천당제약(000250) -14.99%, 셀트리온제약(068760) -13.72%, 리가켐바이오(41080) -12.2%, 알테오젠(96170) -11.36%, 에코프로비엠(247540) -11.3%, 에코프로(086520) -11.07%, 엔켐(348370) -11.03%, 휴젤(45020) -10.4%, HLB(028300) -4.69%, 클래시스(214150) -4.16% 등이 내렸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 전반이 흔들렸다. 코스피 시장에서 10개 종목을 제외한 924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고 코스닥 시장에선 23개 종목을 제외한 1633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동시에 발동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모니터에 종가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 코스닥 지수는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2024.8.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코스닥·코스닥 동반 서킷·사이드카…사상 세 번째

국내 양대 지수가 폭락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안전장치를 부여했다. 장중 코스닥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와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일제히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된 것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이자 사상 세 번째다.

이날 오전 11시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가장 먼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되려면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이 상태가 1분 동안 지속돼야 한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 선물 지수는 전일종가보다 18.65포인트(5.08%) 하락한 348.05였다.

이어 오후 1시 5분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닥150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보다 6% 이상 하락하고, 코스닥150이 3%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된 영향이다.

동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스닥과 코스피 시장에 CB 1단계가 발동됐다. CB 1단계는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로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되는 것으로, 20분간 매매가 정지된다.

CB도 사이드카처럼 주식시장에서 과도한 시세 변동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투매 등 비이상적인 시장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국내 증시는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면서 오후 1시 56분 코스닥 CB에 이어 오후 2시 14분 코스피 CB가 발동됐다. 각 CB 발동 이후 20분 동안 매매가 정지됐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가 이뤄졌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공포 심리가 수급 악화로 이어지며 코스피 시장을 파랗게 질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포 심리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언제 꺾일지, 어디까지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지수대는 극도로 저평가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그만큼 심리 변화에 반작용 국면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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