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책임준비금 검증시스템 구축 나서…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막는다
‘책임준비금 검증시스템 구축 정보화사업’ 입찰 공고…내년 하반기 도입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박동해 기자 =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실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한 책임준비금 검증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책임준비금 검증시스템 구축 정보화사업’에 참여할 사업자 입찰공고를 냈다.
이번 사업은 다음 달 29일까지 입찰이 마감되고 제안서 평가 및 업체 선정 기간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내년 6월까지 진행된다. 총사업비는 3억4400만 원으로 개발비 2억2500만 원, 소프트웨어 1억1900만 원이다.
지난해 보험계약에 대한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책임준비금 산출기준이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 방식으로 개편됐고, 보험사별 계리적 가정(위험률, 해약률 등)에 따라 책임준비금이 크게 변동되고, 산출과정이 복잡해진 만큼 책임준비금 적정성을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IFRS17 기준에 맞춰 분석적 검토를 수행하고, 책임준비금 재산출을 통해 세부 항목별 검증을 강화할 수 있도록 책임준비금 검증시스템을 새롭게 구축에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금감원은 책임준비금을 종합적·체계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신제도에 따른 보험회사 관리·감독에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고,시스템의 분석적 검토 결과를 통해 보험사별 가정 적용 현황과 책임준비금 변동분석 중 잠재 오류 사항 및 개선 필요사항 등을 파악해 감독업무에 활용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별 가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책임준비금 세부 과정 분석 등을 통해 적정성을 확인하는 등 시점별 책임준비금을 비교·분석하는 기능을 도입해 감독 역량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책임준비금 검증시스템은 보험사로부터 기초자료를 입수해 이상변동을 탐지하고 이상이 있는 회사에 대해 상세자료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검증시스템을 통해 전 보험사를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제출받아 책임준비금 변동분석에 대한 이상 변동을 탐지하고, 이상이 있는 경우 계약 및 상품 정보, 위험률, 사업비, 공시이율, 할인율 시나리오, 계리적 가정 등 추가 상세자료를 제출받아 책임준비금 검증모델을 활용하여 책임준비금의 적정성, 세부 현금흐름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지난해 도입된 IFRS17은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으로 계리적 가정 산출의 기본 원칙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보험사 자율이다. IFRS17에서는 계리적 가정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보험사의 핵심 수익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최대 수조원 가량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단기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계리적 가정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산출했다는 점이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로 구성된 보험개혁회의에서도 IFRS17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보험개혁회의는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기준이나 지급여력비율 제도 정비 등을 골자로 한 IFRS17 개선안은 이달 말 4차 회의에서 개선과제로 상정하고 연말결산부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취임 이후 처음으로 보험사 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IFRS17 회계제도 도입을 기회로 오히려 단기성과 상품의 출혈경쟁을 펼친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IFRS17 제도 도입 이후 첫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건전한 수익증대와 부채관리 등 리스크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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