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게 서류 안 떼도 된다"…실손보험금 '실손24' 앱서 청구

25일 실손보험금 간편 청구 전산화 서비스 시행
중소형병원 간소화 시스템 구축 어려움 겪어…출범 초기 소비자 혼란 예상

국군의 날이자 임시공휴일인 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은 내원객들이 진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서울시내 빅5 병원을 비롯한 주요 병원은 이날 평일과 같이 외래 진료 및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2024.10.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오는 25일부터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서비스가 시행된다. 앞으로 실손보험금 청구는 진료 영수증, 진단서 등 복잡한 서류 발급 대신 ‘실손24’ 앱을 통해 간편해진다.

하지만 당장 모든 병원에서 실손보험 청구가 간소화되는 것은 아니다. 중소형 병원들이 전산화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 출범 초기 소비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한편,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예산 확대를 통해 참여 병원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보험개발원은 올해 안에 전체 실손보험금 청구 건수 중 약 78.2%는 간소화 처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부터 실손보험금 청구는 ‘실손24’ 앱 통해 쉽고 간편하게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5일부터는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실손24’ 앱을 통해 간편하게 실손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가입자가 병원에서 진료 영수증, 진단서 등 서류를 발급받고 팩스나 온라인 등으로 보험사에 전송해야 했다. 이러한 번거로움 탓에 보험금이 소액인 경우에는 아예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병원 방문이나 복잡한 서류 발급 절차 없이 모바일로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실손24’ 앱을 설치하거나,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한다. 이후 약관 동의와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앱에 로그인한 뒤 △‘실손청구’ 선택 △사고유형 및 최초진료일자 입력 △병원 검색 및 진료내역 선택 △청구정보 입력 △보험금 지급계좌 선택 등의 절차를 통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여러 개의 실손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한 번에 여러 보험사에 동시에 청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서류는 자동으로 전송되지만 입원비를 청구하거나 처방전이 없는 통원비를 청구할 경우 진단서 등 추가적인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약을 처방받았을 때도 약제비 영수증을 사진으로 촬영해 별도 전송해야 한다. 내년 10월 25일부터는 약제비도 사진첨부 없이 자동으로 청구할 수 있다.

어린 자녀나 앱·홈페이지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의 경우 대리 청구도 가능하다. 공공마이데이터를 통해 자녀 정보를 자동으로 조회한 뒤 부모가 진료내역을 선택해 청구할 수 있고, 전산청구가 어려운 고령층은 위임동의 절차를 거쳐 자녀 등이 대신 보험금을 신청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실손보험금은 실손24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청구가 가능하다”며 “진료받은 병원에서는 실손보험금 청구 신청이 안 되니 소비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중소형병원 시스템 개발 어려워…시행 초기 소비자 혼란 예상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서비스가 시행과 동시에 모든 병원 진료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서비스 출범 초기 소비자들의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소규모 병원들은 자체적으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시스템을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서 전송대행기관, 보험사로 의료정보를 전달하는 EMR 업체가 시스템을 개발해 병원에 설치해야 한다.

EMR은 의료인이 전자문서로 작성·보관하는 진료기록부 등을 의미한다. 그동안 보험업계와 EMR 업체는 시스템 관련 비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이로 인해 병원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하지만 최근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확산을 위한 설치비용으로 약 50억 원의 예산을 추가해 EMR 업체 참여율을 높였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보험업계는 시스템 구축비, 확산비 등으로 약 12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매년 시스템 운영비로는 약 315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전체 50여 곳의 EMR 업체 중 청구 건수 비중이 높은 다수의 업체를 포함해 27개 EMR 업체가 전산화에 참여하기로 했다. 27개 업체의 고객 병원 수는 1600여 개로 이들 병원이 모두 참여할 경우 참여 비율은 69.2%, 청구 건수 기준 비율은 78.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개발원은 “EMR 업체가 개별 병원마다 프로그램을 설치해 줘야 하므로 당장 25일에 시행할 수 있는 병원 수는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속도감 있게 병원과 연계를 추진하겠다”며 “보험업계와 EMR업계가 함께 청구 전산화의 성공적 시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향후 정보 제공 차원에서 실손 청구 전산화가 가능한 병원을 지도에 표기하는 방안에 대해 주요지도 앱 회사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