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보험 소송…4건 중 3건은 보험사가 이긴다
[국감브리핑]"대부분 정보 보험사가 쥔 상황…소비자 주장 관철되기 어려워"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해마다 200~300건의 가량의 생명보험 관련 소송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보험사의 전부 승소로 끝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생명보험 업권 소송의 전부승소율은 연간 75%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소비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송까지 해도 4건 중 3건은 결국 생명보험사의 주장이 전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생보사와 소비자 사이 정보 불균형으로 인해, 소비자는 보험 관련 분쟁에 있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금 산정과 지급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절차, 사실관계 판단의 기초가 되는 다양한 정보를 대부분 보험사가 쥔 상황에서 소비자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생명보험업권 소송 건수의 대부분은 이른바 ‘생보 빅 3’ 로 불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이 차지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
지난 2019년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세 개 회사의 소송 건수는 총 136건으로 전체 생보업권 소송 건수의 약 44%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더 늘어 한해 발생하는 생명보험 소송 건수의 절반이 넘는 약 53%(147건)가 ‘생보 빅 3’ 관련 소송이었다 .
민 의원은 "생명보험 시장이 연간 지급액 95조 원 규모의 '공룡시장'임을 고려하면 생보사와 소비자 간 분쟁 발생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렇게 발생하는 대부분의 소송에서 '일부 승소'도 아닌 생보사의 전부 승소율 이 전체의 75%를 넘는다는 것은 생보사와 소비자 사이 다툼이 생보사에 절대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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