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덕에 미래이익 쌓은 손보사 vs 금리인하 전망에 암울한 생보사

IFRS17 도입 이후 첫 금리인하 예상…생보사 부채 부담 확대될 전망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0개 상장 보험사의 CSM(계약서비스마진) 잔액은 80조85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77조722억 원 대비 4.9%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삼성생명, 삼성화재 서초사옥. 2024.7.3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지난해 초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손해보험사는 미래이익을 견조하게 쌓아가는 동시에 매 분기 역대급 이익을 거두고 있는 반면, 생명보험사는 미래이익과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 생보사의 부채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0개 상장 보험사의 CSM(계약서비스마진) 잔액은 80조 85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77조 722억 원 대비 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4개 생명보험사의 CSM 잔액은 26조 69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고, 6개 손해보험사의 CSM 잔액은 54조 15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CSM은 보험 계약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다. 이는 지난해 도입된 IFRS17의 핵심 중 하나로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보험사 중 CSM 잔액이 가장 큰 보험사는 삼성화재다. 지난 6월 기준 삼성화재 CSM은 13조 95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은 12조 9445억 원으로 2.5% 증가했고, 메리츠화재는 10조 6642억 원으로 5.9% 늘었다. 이밖에 현대해상이 9조 2444억 원, 롯데손해보험 4조 8904억 원, 한화손해보험 2조 4598억 원을 기록했다.

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유일하게 CSM 잔액이 10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생명의 CSM 잔액은 12조 69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의 CSM 잔액은 9조 15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0조1230억 원 대비 9.6% 감소했다. 또 동양생명은 2조 7540억 원, 미래에셋생명은 2조942억 원을 기록했다.

보험사 순이익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CSM 상각은 생보사가 4.1% 감소한 반면, 손보사는 9.6% 증가했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전체 생보사 순이익은 3조 59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고, 같은 기간 전체 손보사의 순이익은 5조 7722억 원으로 12.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CSM 상각이 66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고, 한화생명이 4360억 원으로 3.5% 줄었지만, 현대해상 CSM 상각이 47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고, 삼성화재가 8003억 원으로 5.8% 늘었다. 롯데손보는 1147억 원으로 무려 42.1%나 증가했다.

특히, 보험손익에서 생보사와 손보사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올해 상반기 6개 상장 손보사의 보험손익은 4조 44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고, 같은 기간 4개 상장 생보사의 보험손익은 1조 1348억 원 대비 15.9% 감소했다.

보험사별로는 올해 상반기 현대해상의 보험손익은 90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7%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한화손보 36.1%, 롯데손보 23.8%, DB손보 21.5% 각각 증가했다. 한편, 같은 기간 한화생명 29.9%, 미래에셋생명 20.3%, 삼성생명은 12% 각각 감소했다.

이는 제3보험 등 장기보험 판매 영향이다.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 또는 질병이나 상해가 원인이 돼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제3보험은 예전부터 손보사가 강세였다.

생보사는 지난해 IFRS17 도입 이후 제3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매출 확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IFRS17 도입 이후 첫 기준금리 인하도 생보사에 부담이다. IFRS17 체제에서 금리하락 시 부채가 크게 늘어 건전성이 악화되고, 특히 과거 고금리 저축성 상품의 비중이 큰 생보사는 자본 관리 부담이 더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이후 생보사와 손보사의 이익 규모 차이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며 “금리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생보사는 수익성, 건전성 등의 관리에서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