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보장성 판매 주력에도…손보사 선점한 제3보험은 ‘난공불락’
상반기 주요 손보사 보험손익, 생보사보다 두 배 이상 많아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생명보험사가 제3보험 등 보장성보험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섰지만, 손해보험사가 선점하고 있는 제3보험 매출 확대에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기준 상위 4개 손보사의 보험손익은 상위 4개 생보사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등 상위 4개 생명보험사의 총순이익은 2조 91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 7569억 원 대비 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4개 손해보험사의 총순이익은 4조 1576억 원으로 24.3% 늘었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둔 보험사는 1조 3690억 원을 거둔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투자손익이 이끌었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투자손익은 1조 11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삼성생명은 “운용자산 다변화에 따른 손익 증가와 연결·자회사 이익 호조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뒤를 이어 삼성화재가 1조 3140억 원, DB손보 1조 1241억 원, 메리츠화재 9985억 원, 현대해상 7210억 원을 거뒀다. 상위 4개 손보사는 삼성생명을 제외한 모든 생보사보다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손보사들의 순이익 증가는 보험손익이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상위 4개 손보사의 총 보험손익은 4조 34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2.3%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위 4개 생보사의 총 보험손익은 1조 9488억 원으로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결국, 올해 상반기 대형 손보사는 보험상품 판매를 통해 대형 생보사보다 두 배 넘는 이익을 거둔 셈이다. 그리고 손보사들의 보험손익은 증가는 제3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 영향이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영향으로 제3보험 시장 매출 확대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제3보험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 또는 질병이나 상해가 원인이 돼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제3보험 시장은 손보사가 선점해 왔다. 차량, 건물 등 물건을 주로 보장해 온 손보사는 질병 및 상해 관련 상품으로 제3보험 판매에 주력한 것이다. 반면, 생보사는 제3보험보다 종신보험, 정기보험 등 생명 또는 사망 관련 상품에 주력했고, 제3보험 영역인 질병 및 상해보장은 특약 형태로 끼워 판매해 왔다.
하지만 고령화,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보험시장에서 종신보험 등 사망 담보 상품의 판매가 급감하면서 생보사들도 제3보험 판매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기존에 제3보험 시장을 선점해 온 손보사와 신시장을 확보하려는 생보사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주요 보험사의 매출을 보면 생보사는 여전히 제3보험을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반면, 손보사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요 질병, 간호·간병 등 다양한 신담보를 개발해 제3보험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생보사의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보험업계 전체 매출에서 생보사의 제3보험 판매 비중은 미비하다”며 “당분간 손보사 강세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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