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직원·설계사 등 관계자 범죄 가담시 "가중처벌'[보험사기OUT]③

양형위원회, 보험업 관계자 보험사기 행위 가담 시 처벌 강화

이상원 대법원 양형위원장이 지난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양형위원회 제133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13년만에 기존 사기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에 대한 심의를 열고 기준을 확정한다. 2024.8.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시행으로 의료인, 자동차정비업자, 보험설계사, 손해사정사, 보험회사 직원 등 보험업 관계자가 보험사기 행위에 가담할 경우 가중처벌 받게 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에 적발된 보험사 직원 및 보험설계사는 1958명으로 전년 동기 1663명 대비 17.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정비업소 종사자는 1500명으로 29.7% 늘었다. 의료계 종사자는 1169명으로 무려 30% 감소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지난 2016년 제정 이후 8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1월 국회 문턱을 넘었다. 보험업계의 오랜 염원이었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보험업 관계자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이 빠지면서 반쪽짜리 개정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보험업계의 관심은 대법원 양형위원회로 쏠렸다. 지난 12일 양형위는 제133차 전체회의를 열고 사기범죄 양형기준 수정안(권고 형량범위, 양형인자, 집유기준) 심의 및 수정안 확정 안건을 다뤘다. 양형기준이란 법관이 형을 정함에 있어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다.

이날 양형위는 보험 등 전문직 종사자가 범행에 가담한 경우를 형의 가중인자로 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의료인, 자동차정비업자, 보험설계사, 손해사정사, 보험사 직원 등 보험업 관계자가 보험사기 행위에 가담할 경우 처벌이 강화됐다.

보험업 관계자가 보험사기에 가담할 경우 가중처벌이 가능해진 셈인데, 구체적인 방식은 전문위원단의 추가 연구를 거쳐 향후 위원회에서 추가 심의 후 확정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 관계자가 보험사기에 가담할 경우 적발이 어렵고, 조직적이고, 소비자가 모르는 사이에 사기에 가담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번 양형위의 결정으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대구갑) 보험설계사나 보험중개사 등 보험업종사자가 보험사기에 가담한 것이 검찰이나 법원에 의해 객관적으로 증명된 경우 즉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보험중개사 등과 같은 보험업 종사자가 보험사기에 가담하면 금융위원회는 6개월 이내 기간을 정해 그 업무의 정지를 명하거나 그 등록을 취소할 수 있고, 행정 제재를 위해서는 청문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이에 유 의원은 검찰 및 법원에 의해 보험사기가 객관적으로 증명됐음에도 행정 제재를 위해 별도 청문 절차를 진행해야 하므로, 절차는 사실관계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이는 행정력 낭비일 뿐만 아니라 해당 기간 이들이 보험영업을 할 수 있어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보험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한 보험설계사 등의 사기 및 범죄행위에 대한 행정처분의 적시성을 확보하고 강력한 제재로 사기 행위 방지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