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맞은 자동차보험 적자…내년 車보험료 3% 이상 오르나

“車보험 손해율 80% 돌파…연말 85%까지 상승할 전망”

지난 18일 오전 충남 당진시 신명편에서 집중호우로 인해 차량이 침수돼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이동조치를 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4.7.18/뉴스1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자동차보험이 상반기 적자구간에 진입했다. 하반기에는 적자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상반기까지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올해 연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보다 5%포인트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자동차보험료는 3%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7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0.1%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7%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4%로 전년 동기 77.1% 대비 2.3%포인트 올랐다. 이들 5개 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90%가 넘는다.

손보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해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자동차보험이 적자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이 상반기만에 적자에 진입한 이유는 올해 초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파와 차량 운행량이 증가한 탓이다.

손보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5% 인하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으로 차량 수리비와 신차 가격이 상승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격하게 악화한 것이다. 보험연구원도 지난달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변동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보험료 인하, 사고심도(사고심각성 정도) 악화 등에 따라 올해 손해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가 더 문제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높기 때문이다.

이미 이번 달 이미 이달 장마와 집중호우로 6일부터 24일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 등 12개 손해보험사에 침수피해 등으로 접수된 추정손해액은 319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집중호우 및 태풍 ‘카눈’ 등으로 발생한 추정손해액은 2395억 원이었다. 이번 달 단 18일 동안 발생한 침수피해 차량 추정손해액이 지난해 3개월 동안 접수된 추정손해액 보다 무려 144억 원이나 많은 것이다. 이달 침수피해 차량은 3582대로 지난해 6월부터 8월 사이 2395대 대비 1177대나 많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8%로 전월 대비 0.6% 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추정손해액을 감안하면 이번 달부터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적자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이후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악화될 일만 남았다. 또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휴가와 통상 다음 달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태풍, 9월 추석과 10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단풍 행락철, 12월 폭설과 빙판까지 손해율 악화 요인이 수두룩하게 쌓여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5%로 상반기 대비 2.8%포인트 높았다. 월별로는 11월이 87.2%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12월 84.9%, 9월 83%, 10월 82.8%를 기록했다.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이미 이번 달 발생한 치수피해를 고려하면 연말 손해율은 85% 수준에 육박할 전망이다. 통상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1%포인트당 1500여억 원의 손익 증감효과가 있다고 추정한다.

결국, 손보업계는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보험료 인상 수준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5% 수준까지 증가할 경우 내년 자동차보험료는 약 3% 중반 수준까지 인상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파와 차량운행량 증가로 손해율이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매년 그랬듯 올해도 보험료 인상 수준을 두고 당국과 줄다리기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