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힌 실타래' 보험 비교·추천…보험사·핀테크, 풀리지 않는 이해관계

['보험 비교·추천' 무엇이 문제인가]②상품형태, 수수료 등 서비스 출시 때마다 번번이 '이견'
플랫폼도 불만…"낮은 수수료, 수익성 낮아 투자 여력 없어"

편집자주 ...정부가 보험사간 경쟁 촉진과 보험료 절감을 위해 야심차게 선보인 '보험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준비 과정부터 보험사와 핀테크 간의 이견으로 삐거덕거렸고, 출시 이후에도 수수료 문제로 혼란이 가중돼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당초 4월 출시 예정이었던 '펫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도 보험사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난항을 겪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문제를 진단하고, 서비스 연착륙을 위한 방안을 살펴봤다.

금융위원회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보험사와 핀테크 간 이견, 각 보험사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 보험사가 플랫폼에 제공하는 낮은 수수료율로 인한 핀테크의 소극적인 투자 등 다양하다.

◇손보사들의 복잡한 이해관계…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 연기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활용한 반려동물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과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지난 5월 출시할 계획이었다.

손보사들은 펫보험 상품 형태를 두고 2달 가까이 이견을 보였고 결국 중재에 나선 금융위는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을 모두 탑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DB손보는 시스템 개발 일정을 문제로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초반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펫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1위 메리츠화재는 상품 개정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후 3분기 중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입점하기로 했다. 결국,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 초기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3개 사만 참여하게 됐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각 손보사들이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입점하는 상품을 자사에 더 유리한 형태로 입점시키기 위한 고집을 부리면서 서비스 출시가 당초 계획보다 3달 가까이 연기되고 있다”며 “보험사들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원활한 출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핀테크 이견 속에 출시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실패’

실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연기된 것은 펫보험이 처음이 아니다. 당초 금융위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2022년 11월 목표로 했지만, 출시가 1년 넘게 미뤄지며 올해 1월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출시 전부터 보험사와 핀테크 간 표준 API와 개별 API 사용을 두고 이견이 발생해 진통을 겪었다. 또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에는 일부 대형 손보사들이 기존 CM수수료보다 더 높은 PM수수료를 적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흥행 실패 원인을 PM수수료로 지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가 기존의 CM수수료에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 3%를 더한 PM수수료율을 새로 책정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보여 지는 보험료가 자사 다이렉트에서 보여지는 보험료 보다 더 높게 해 소비자 혼동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핀테크도 불만 “낮은 플랫폼 수수료율…투자여력 없어”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핀테크도 불만이다. 낮은 플랫폼 수수료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활성화의 제약 요소라고 지적한다.

금융위가 제공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수수료율 가이드에 따르면 플랫폼들은 보험사로부터 초회보험료의 약 50% 수준 정도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플랫폼들이 그동안 보험사에 받아온 광고 수수료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플랫폼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낮은 수익 구조 때문에 인력이나 대대적인 마케팅 등 더 적극적인 투자가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올해 초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이후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상반기 중 2차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과 달리 토스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핀테크 업계는 토스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에 소극적인 이유도 낮은 수익 구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수수료율 인상은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어 플랫폼과 보업업계의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실패 원인…복잡한 이해관계

결국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진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보험사와 핀테크 간 이견과 각 보험사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이다.

보험사와 핀테크는 수수료, 고객정보, 서비스 형식 등을 두고 출시되는 상품마다 번번이 이견을 보였다. 또 각 보험사의 복잡한 이해관계까지 얽히면서 출시하는 상품마다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직접 제공하는 보험사, 핀테크의 갈등과 이견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 이후에는 흥행 참패로 이어진 것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흥행 참패는 대형 손보사들의 플랫폼에 대한 방어적인 태도와 보험사 간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의 결과이다”라며 “플랫폼 입장에서 낮은 수익성 역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적극적인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