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보험' 시장도 손보사에 체면 구긴 생보사…상품개발부터 ‘난항’

지난해 배타적 사용권 손보사 15건…생보사 7건에 그쳐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3.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생명보험사들이 적극 공략에 나선 제3보험 시장에서 관련 상품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제3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생보업계가 시장 점유율 확대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상품개발이 절실하다. 하지만 질병·상해와 관련된 통계가 부족한 생보사들은 상품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은 배타적 사용권을 총 22건 부여받았다. 이중 손해보험사가 15건, 생명보험사가 7건이다.

배타적 사용권은 2001년 12월 도입한 일종의 보험상품 특허권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상품의 독창성과 유용성, 진보성 등을 평가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의 독점적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지난해 손보사 배타적 사용권은 여성과 암 관련 담보들이 주를 이뤘다. 한화손보와 삼성화재가 지난해 여성 관련 특약으로 각각 2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특히, 한화손보는 올해도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2.0으로 배타적 사용권 2건을 받았다.

또 롯데손보, 흥국화재 등이 암 관련 담보로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이 밖에 어린이보험 1위 사인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 관련 담보로, 하나손보는 해외 폭력상해피해 변호사선임비 보장 특약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생보업계는 KDB생명과 KB라이프가 치매, 연금 관련 특약들로 배타적 사용권을 받아 눈길을 끌었고, 교보생명이 산후패혈증진단특약 외 3종, 흥국생명이 더블페이암보험, 삼성생명이 특정순환계질환급여항응고제치료보장특약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지난해 배타적 사용권을 받은 상품들은 제3보험 관련 특약들이 많았는데, 이는 제3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진 영향으로 보인다. 제3보험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 또는 질병이나 상해가 원인이 되어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상품들이다.

그동안 제3보험 시장은 손보사들이 선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저출산·고령화로 주력상품이던 종신보험 수요가 급감한 생보사들이 제3보험 판매에 나서면서 판매 경쟁이 치열해졌다. 생보사들이 제3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생보업계는 상품개발도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배타적 사용권은 손보업계가 생보업계 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또 최근 5년간 배타적 사용권도 손보사 88개, 생보사 43개로 손보사가 생보사보다 2배 많다. 손보사가 생보사보다 상품개발에 더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앞으로 제3보험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치열한 판매 경쟁에서 생보사가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상품 전략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생보사들은 오랫동안 제3보험 판매에 주력해 온 손보업계 보다 질병·상해와 관련된 통계가 부족해 상품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지금의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제3보험 시장에서 생보사의 점유율 확대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열린 생명보험협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철주 회장은 “보험개발원과 공조하고 통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라며 “또 건보공단의 데이터를 상품개발에 활용해 그동안 보장하지 않았던 영역의 보장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