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전락한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10년 전으로 돌아간 '혁신금융'
[외면받는 보험 비교·추천]①“10년 전 출시된 ‘보험 다모아’ 보다 못 해”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다양한 보험상품을 한 곳에서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지난 19일부터 시작됐지만 소비자 반응은 심드렁하다.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 서비스’로 선정하고 보험사, 플랫폼과 함께 1년 넘게 공들여 선보였지만 그 결과는 10년 전 출시해 현재까지 운영 중인 ‘보험 다모아’ 보다도 못하다는 혹평이 나온다. 보험료는 더 비싼 데다 필요 이상의 금융정보까지 빼가는 등 혁신성까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혁신금융’을 앞세운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한 금융위의 체면만 구겼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온라인을 통해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금위회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출시한 ‘보험 다모아’는 현재도 운영 중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보험 슈퍼마켓’이라는 슬로건으로 마치 장을 보듯이 소비자가 여러 상품을 비교한 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보험 다모아를 출시했다.
현재 보험 다모아에서는 자동차보험과 함께 실손보험, 여행자보험, 연금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등 396종의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 다모아는 생·손보협회에 접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소비자의 접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금융위는 2022년 더 많은 소비자가 보험상품을 비교·추천 받을 수 있도록 이용자가 많고, 접속이 편리한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에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금융위, 보험업계, 핀테크업계는 무려 1년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쳐 최근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했고, 앞으로 실손보험, 저축성보험, 여행자보험, 펫보험, 신용보험 등 다양한 상품의 비교·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보험 다모아’ 출시 이후 10년 만에 플랫폼에서 자동차보험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가 출시됐지만, 플랫폼의 높은 비교·추천 수수료율과 과도한 마이데이터 이용, 서비스 초기 일부 보험사 조회 누락 등이 문제가 됐다.
가장 큰 논란은 플랫폼에 제공되는 비교·추천 서비스 수수료다. ‘플랫폼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보험료는 ‘보험 다모아’보다 보험료가 더 비싸다. 이는 플랫폼에 제공되는 비교·추천 수수료 때문이다.
‘플랫폼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시작 전부터 보험사와 플랫폼도 비교·추천 서비스 수수료율을 두고 진통을 겪었고, 양측은 서비스 출범 직전 3~3.5% 수준으로 합의를 했다.
이로 인해 플랫폼에서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한 후 자동차보험을 가입하면 각 보험사의 온라인채널인 다이렉트에 직접 접속에 가입하거나, 보험 다모아를 통해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더 비싸다.
여기에 과도한 마이데이터 이용도 문제가 됐다. 자동차보험 비교 과정에서 일부 플랫폼이 마이데이터 연결을 통해 이용자의 금융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보험 다모아의 자동차보험 비교는 보험개발원 시스템에 간단한 개인정보와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차량정보, 사고이력 등을 확인하고, 이를 보험사 요율에 반영해 보험료가 책정되는 구조다.
금융위가 1년 넘게 공들여 야심차게 내놓은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이용자가 많은 빅테크에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10년 전 출시된 보험 다모아와 비교해 접근성 외에는 장점이 없다. 높은 수수료로 인해 보험료는 더 비싸졌고,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는 보험료 산출과정도 더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접근성이 기존 서비스인 보험 다모아보다 좋지만, 그 외에 서비스 내용이나 질에서는 10년 전 개발된 보험 다모아보다도 못하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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