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 기술주보다 산업재·헬스케어 주목…밸류 상대적으로 저렴"

"S&P 500 상위 10개 종목 제외하면 PER 17~18배로 낮아져"
채권투자, 롤앤캐리 전략 추천…"통화정책 방향 집중"

 이재욱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부장이 23일 '2025년 글로벌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2025.01.23/ⓒ 뉴스1 문혜원 기자
이재욱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부장이 23일 '2025년 글로벌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2025.01.23/ⓒ 뉴스1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그간 미국 주식 시장에서 성과를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보다 산업재와 헬스케어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25년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재욱 AB자산운용 부장은 "2024년에는 소수 대형 기술주가 시장 성과의 대부분을 주도하는 '집중 현상'이 심화했지만 2024년 3분기부터 정상화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대형 기술주 이외에 소외됐던 가치주, 저변동성주, 소형주 같은 주식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성과를 상회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AB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S&P 500 지수가 5.89% 성장할 때 '러셀 1000 가치지수'(Russell 1000 Value)가 9.43%, "MSCI 로우볼 지수'(MSCI Low Volatility)가 9.34% 상승했다.

이 부장은 "S&P 500 밸류에이션을 보면 과거 대비 상당히 높아진 수준인데 2년 동안 시장 집중을 이끈 소수 종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종목의 밸류에이션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S&P 500 내 상위 10대 종목을 제외하면 대부분 종목의 밸류에이션은 우려만큼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연말 기준 S&P 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4.6배로 상당히 높았지만 S&P 500 지수에서 상위 10대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 밸류에이션은 17~18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AB자산운용은 전체 주식 시장 중에서 미국 시장, 미국 시장 중에서도 산업재와 헬스케어 업종에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부장은 "그동안 소외돼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진 업종 사이에서 이익 성장률이 올해부터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추가로 기회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산업재와 헬스케어 업종이 그 예시"라고 짚었다.

AB자산운용에 따르면 S&P 500 산업재와 헬스케어 업종의 2025년 연간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이익성장률은 각각 20%, 21%로 나타났다.

AB자산운용은 주식은 항상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는 결과를 내는 좋은 투자처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부장은 "트럼프가 재집권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늦어질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고 2~4%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100년 동안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연 환산 수익률, 즉 실질수익률은 8.1%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유재흥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이 23일 '2025년 글로벌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2025.01.23/ⓒ 뉴스1 문혜원 기자
유재흥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이 23일 '2025년 글로벌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2025.01.23/ⓒ 뉴스1 문혜원 기자

채권 투자 전략으로는 '롤앤캐리'를 제시했다. 롤앤캐리란 수익률 곡선이 가파른 중장기 채권으로 이자 수익을 축적하고 만기에 근접할수록 금리가 떨어지는 '롤 효과'를 부가적으로 추구하는 채권 투자 전략이다.

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은 "올해 채권 수익률 곡선이 점점 정상화되고 있고 수익률 곡선 기울기가 우상향으로 가팔라지면 채권 투자를 통해 롤앤캐리가 양의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 국채보다 크레딧채권이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유 파트장은 "미국 크레딧채권은 수급이 어마어마하게 좋고 채권을 발행한 미국 기업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상태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선 "올해 미국은 '연착륙 확률'과 무착륙과 연착륙 가운데 수준인 '리밸런싱 확률'이 총 60%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시나리오 하에서 보면 올해 금리를 3번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해 2025년 1월 금리 전망이 몇 달 간격으로 빠르게 움직였던 것을 보면 금리를 몇 번 내리는지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금리인하 횟수보단 통화정책 방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doo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