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때 테슬라도 눌렀는데…'엔비디아' 서학개미 돌아올까[서학망원경]

엔비디아, 150달러 뚫고 최고가 경신 뒤 '차익실현' 숨고르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공개하고 있다. 2025.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인공지능(AI)·반도체 업종에 다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잠시 주가가 주춤했으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CES 기조연설, 반도체 업황 기대감 등이 작용한 덕이다.

올해 반도체 투심 회복의 시작은 미국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 구축 소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일(현지시간) 올해 AI 훈련과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배포를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800억 달러(약 117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6일(현지시간) 폭스콘이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매출인 2조 1300억 대만달러(약 94조 원)를 기록했다고 소식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시장은 폭스콘의 호실적이 AI서버 및 클라우드·네트워크 부문 매출 성장 덕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애플 아이폰 제조 매출은 감소했으나, 엔비디아 AI 서버 등 AI·반도체 부문 열풍이 꺼지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했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손 잡은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 ⓒ AFP=뉴스1

MS AI 데이터센터 투자·폭스콘 AI 매출 성장·젠슨 황 CES 출격 등 호재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의 기조연설에 나선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젠슨 황 CEO는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 등 신제품과 신규 서비스를 대거 발표했다.

이번 시리즈의 최고 사양 제품인 RTX 5090은 전작 최고사양 제품(RTX 4090)의 2배 이상의 성능을 갖췄다. 보급형 모델인 RTX 5070은 RTX 4090과 동일한 성능에 가격을 3분의 1로 낮췄다.

또 물리적 AI 개발을 위한 개방형 플랫폼 '코스모스(COSMOS)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새로운 AI 칩(GB 10)을 탑재한 데스크톱 'DIGITS' 프로젝트 등도 함께 공개했다.

최근 연일 상승하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젠슨 황 CEO의 CES 기조연설 직전인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152.89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7일 148.88달러를 터치한 지 약 2달 만이다.

다만 젠슨 황 CEO의 발표 다음 날인 지난 7일(현지시간)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와 미 국채금리 급등 등이 겹치며 전거래일 대비 6.22% 하락한 140.14달러까지 후퇴해 '숨고르기' 중이다.

앞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1월 최고가 달성 후 브로드컴 등 다른 AI 칩 제조사가 대체재로 주목받으며 지난달 17일에는 128.91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조정을 겪은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등장하고 있다. 2025.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지난해 하반기 주춤했던 서학개미 엔비디아 선호 돌아올까

국내에서도 최근 주춤했던 엔비디아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투자심리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결제일 기준 12월 6일~1월 6일)간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를 10억 208만 달러 매수하고 16억 7012만 달러 매도해 매도 우위가 나타났다.

이 기간 서학개미의 AI·반도체 투심은 팔란티어(4억 3973만 달러·순매수 2위), 브로드컴(3억 8411만 달러·순매수 3위) 등으로 분산됐다.

이에 엔비디아 보관금액은 지난해 한때 테슬라를 누르고 해외주식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127억 3966만 달러로 감소하며 테슬라(241억 3277만 달러)와 격차가 다시 벌어진 상태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카카오페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카카오페이 이용자 6만 7447명은 '2025년 가장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미국 주식'으로 테슬라(45%)와 엔비디아(28%)를 꼽으며 엔비디아 선호도가 다시 확인됐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경쟁력은 단순히 GPU 자체의 강점만이 아니다"라며 "단순한 칩 제조사로서의 우월함뿐 아니라 빅테크와의 경쟁구도, 소프트웨어(SW) 및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