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전자에 물렸는데 탈출은 언제?"…상반기까진 '흐림'[2025년 증시전망]③

'5만전자' 박스권…경쟁력 회복·메모리가격에 상반기 이후 반등 전망
SK하이닉스, HBM 경쟁력 차별화에 올해 '맑음'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 2024.12.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5만 전자'로 지난해 장을 마감했다. 한때 '9만 전자'까지 바라보던 대장주였지만,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던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에도 약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반등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전일 대비 500원(0.93%) 내린 5만 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고점 8만7800원 대비 39.41% 내린 수치다. 시가총액은 고점 당시 524조에서 317조로 약 207조가 증발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계 활황과 기대감에 힘입어 상반기 7만~8만 원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8월 '블랙먼데이'를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특히 3분기 실적이 9조원 대로 기대보다 부진하자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9월 한달간 나흘을 제외하고는 주가가 내렸고, 11월에는 매일 신저가를 경신하다 저점인 4만 99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후 반등했으나 5만 원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외국인들도 삼성전자를 지난 한해 10조 5197억 원어치 팔아치우며 국내증시에서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AI 산업 유망해도…삼성전자 상반기까지는 '약세'

올해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은 유망하지만, 삼성전자가 그만큼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가 주력인 레거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 경쟁력 회복을 단기간에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리서치센터장들도 상반기까지는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술 경쟁력 약화 및 HBM 시장 진입 실패에 따른 실적 둔화가 주가 하락의 주 원인"이라며 "이 같은 상황은 2025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4분기 및 2025년 실적이 하향 조정되는 구간 중에는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실적이 좋지 않아 전체적으로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으로의 수혜 또한 제한돼 반도체 섹터 전반으로 2025년 상반기까지는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조건은 HBM3E와 HBM4에서의 가시적인 성과, 레거시 수요 회복 등"이라며 "단기적으로 반도체 섹터주가 박스권이지만 2분기 메모리 가격 반등을 전망한다"고 했다. 또 주가 하락 시 저점 매수가 유효하다고 봤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부각돼 올해 하반기 중순 이후 주가가 본격 반등할 것"이라며 반등 시점을 더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내년 추가적인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거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은 1배에 근접하는 한편 최근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 등으로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스마트폰, PC 등 세트 수요 부진과 중국 메모리 업체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범용 메모리 사이클 둔화로 주가의 단기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며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HBM3E’가 전시돼 있다. 2024.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SK하이닉스는 경쟁력 차별화에 '맑음'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굳건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7월 24만 1000원까지 올랐으나, 지난달 30일 17만 3900원으로 고점 대비 27.84% 내렸다. 다만 삼성전자만큼 하락세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SK하이닉스의 올해 상황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며 "컨벤셔널 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중국 CXMT 물량 증가로 저가 시장의 가격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하이엔드 시장에서 입지는 굳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메이커들 대비 차별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업종 전반적으로 1분기 주당순이익(EPS) 측면의 반등세를 보이고 2분기부터 AI 관련 추가 수요 동향이 가시화되면서 멀티플 반등세가 확인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부가 제품(HBM, 고용량 eSSD)의 차별적 경쟁력 기반 단단한 실적과 가시성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에 대한 업종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한다"고 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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