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테슬라 몰려간 서학개미…두달 만에 16조 쓸어담았다

서학개미 보유 종목 1위 테슬라 37.3조원 보유
엔비디아·팔란티어·아이온큐도 보유 비중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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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가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테슬라로 나타났다. 특히 하반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두 달 만에 16조 원 가까이 쓸어담았다.

인공지능(AI) 시대 기대감에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로도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반면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애플 비중은 다소 줄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해외주식은 모두 1240억 7705만 달러(약 182조 6166억 원)다. 그중 미국 주식이 1146억 1627만 달러(168조 6922억 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테슬라였다. 보관금액만 253억 3525만 달러(약 37조 2884억 원)에 달한다. 기아(000270) 시총(40조 456억 원)에는 못 미치지만, 삼성전자우(005935)(36조 3716억 원)나 KB금융지주(105560)(32조 6235억 원)를 사고도 남는 액수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보유금액이 116억 6405만 달러(17조 1671억 원) 늘었다. 11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40억 4218만 달러(20조 6672억 원)였지만,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서학개미가 110억 달러(16조 1898억 원) 가까이 사들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는 등 실세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학개미는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 중인 엔비디아 주식도 1년 사이 78억 5808만 달러(11조 5655억 원) 더 늘렸다. 엔비디아는 보유금액이 43억 6381만 달러서 122억 2189만 달러로 커지면서, 서학개미가 사랑한 종목 2위에 올랐다.

반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서학개미 보유금액이 50억 771만 달러서 49억 2280만 달러로 줄었다. 순위도 엔비디아에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유금액이 32억 9292만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5억 8524만 달러 늘었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는 나스닥100지수를 3배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TQQQ ETF(PROSHARES ULTRAPRO QQQ ETF)의 보유금액이 31억 3255만 달러로 가장 컸다.

이어 양자컴퓨터 선도 기업인 아이온큐가 서학개미 보유 종목 6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말까지 10위 밖이었지만, 1년 사이 19억 4640만 달러가 늘며 급등했다. 총보유 금액은 29억7439만 달러다.

7위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으로, 보유금액이 20억 5354만 달러에서 25억 6829만 달러로 5억1474만 달러 늘었다.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도 인공지능 열풍에 순위가 급상승했다. 1년 전 24위에서 16계단이나 상승해 8위에 올랐다. 보유금액은 4억 411만 달러서 23억 8388만 달러로 19억 7977만 달러나 늘었다.

서학개미 보유금액 9위는 나스닥에 상장된 주식 중 금융주를 제외한 상위 100종목을 1배로 추종하는 QQQ ETF(INVESCO QQQ TRUST)다. 보유 금액은 23억 3214만 달러다. 이어 테슬라 2배 레버리지 TSLL ETF(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가 10위를 차지했다. 보유금액은 20억 7160만 달러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미국 주식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최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성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미국 주식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며 "유망 업종은 하이테크, 금융, 산업재, 유틸리티 섹터"라고 꼽았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