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넘은 킹달러, 올해도 계속…"환율 1500원 가능"[2025 증시전망]④
센터장 달러·원 환율 전망치 1329.16~1465.41원…상단 1500원
"상고하저 전망…대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땐 하락 제한적"
- 박승희 기자, 신건웅 기자, 김정현 기자, 강수련 기자,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신건웅 김정현 강수련 문혜원 기자 = 3년째 이어졌던 고(高)환율 시대가 올해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달러·원 환율은 강(强)달러를 넘어 '킹(King)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글로벌 강세 기조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맞물리며 달러·원 환율은 IMF 사태 이후 최악의 수준까지 치솟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원화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며 환율이 최대 1500원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2일 뉴스1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2인(평균값 제시 1사 제외)의 2025년 달러·원 환율 전망치는 1329.16원~1465.41원이었다.
전체 응답 중 상단은 1500원(하나증권·유진투자증권), 하단은 1300원(LS증권·다올증권)으로 집계됐다. 각사별 평균치를 살펴보면 유진투자증권이 1450원으로 가장 높았고, 현대차증권이 1340원 수준으로 가장 낮았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2시(야간장 종가 기준) 달러·원 환율은 1472.5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전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1288원) 대비 184.5원(14.32%)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점차 상승하던 환율은 4분기 들어 특히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진 데다 국내 정국 불안까지 겹치며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11월 말 1400원 선을 오가던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1442.0원까지 치솟았다. 비상계엄 해제 뒤엔 1410~1420원대에서 움직였으나, 탄핵안 1차 표결 무산에 1430원대로 올랐고 미국 FOMC 정책금리 전망치 상향에 1450원대로 뛰었다. 지난달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이 추진되자 장 중 한 때 1486.5원까지 오르며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썼다.
증권사 센터장들도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신정부 하 재정 및 경기부양 기대 가능성에 따른 미국 우위, 즉 강달러 전망이 지속된다"고 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단기적으로 내수 개선 모멘텀이 불투명한 가운데 트럼프 당선으로 대외 정책 불확실성마저 커져 당분간 하방경직적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 흐름 가운데 중장기 시계에서 달러 강세 국면 유지될 전망"이라며 "대내 정치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대외적인 달러 강세 압력 완화되더라도 환율 하락 폭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어 단기적으로 국내 정치 불안 완화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센터장들은 올해 달러·원 환율은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환율은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 및 연준의 매파적인 기조가 모두 반영된 수준"이라며 "현재 고환율에 대한 경계감이 크지만 트럼프 취임을 제외하면 추가 상승 재료가 마땅치 않아 충분히 선반영되었다고 판단해 2025년 달러·원은 상고하저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상수지가 순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직접투자(FDI) 자본 유출도 정점을 통과했고, 미국과 금리 차 추가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한국의 달러 순공급 회복 대비 원화 약세가 심화해 있어 강달러 이후 달러 지수의 순환적 하락이 원·달러 환율의 상고하저 궤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의 성장률이 둔화하면 달러 강세도 힘을 잃을 것으로 전망됐다. 신영증권 센터장은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을 했기 때문에 그 기저효과로 미국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며 "바이든 정부의 과도한 재정 적자가 미국의 이례적인 성장을 이끈 만큼,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평균 환율 수준은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307.90원이었던 평균 환율이 올해 들어선 100원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중호 LS증권 전 리서치센터장은 "평균환율 수준은 1300원대 후반에서 1400원대 초반의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내수 부진 우려에 의한 낮은 한국 경제성장률 기대에 트럼프 정책에 따른 수출 둔화 부담, 계엄 선포 이후 정책적인 공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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