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최윤범 '자리 연장' 위한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반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MBK 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자리 연장을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명확히 반대한다"고 29일 밝혔다.

다만 이사회 정상화와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진 뒤 집중투표제 본연의 목적을 이룰 경우에는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이날 "소수 주주 보호 방안으로 활용되는 집중투표제 그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정상화되고,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면 집중투표제를 도입할 수 있다"며 발표했다.

다만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에 최윤범 일가 유미개발에서 안건으로 올린 최 회장 자리보전용 집중투표제 도입은 집중투표제 본연의 취지와 목적을 몰각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1주씩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소수 주주 보호 방안으로 활용된다.

MBK는 최 회장 측이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 이를 악용해 자신들의 의결권을 본인이 추천한 이사들에게 집중 행사하도록 해 이사회 과반 확보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봤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의결권 지분 격차가 많이 나는 최 회장 측이 현 이사진과 추가된 신규 이사진으로 과반을 유지하게 되면 훼손된 고려아연 거버넌스 개혁에 시간이 지체되며 그 기간동안 주주 간 지배권 분쟁이 계속돼 고려아연은 물론 주주들에게 그 피해가 온전히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관계자 의견을 인용해 "일반적인 상황에서 소수 주주 보호를 위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나, 1, 2대 주주 간 지배권 분쟁 상황에서 2대 주주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명백한 의도로 도입되는 집중투표제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고도 부연했다.

특히 "국민연금이나 다른 소수주주들은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집중투표제가 적용된다면 행사했을 수도 있는 이사후보 추천권을 행사할 기회마저 박탈당했다는 점에서 주주평등의 원칙에도 위배가 된다"고 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