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소외주' 금융株의 부활, 밸류업 타고 날았다[2024 핫종목 결산]③

KRX300 금융 연초 대비 32.08% 상승…KB금융은 88% 상승도
연말 정치 불확실성에 '비상'…밸류업 공시 이행이 관건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올해는 지지부진했던 금융주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한해였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하며 주목 받은 것이다. 다만 향후 밸류업 공시의 실제 이행 여부가 주가 상승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300금융은 24일 연초 대비 32.08% 오르며 모든 업종 중에 가장 많이 올랐다. KRX은행과 KRX증권, KRX보험은 각각 연초 대비 29.41%, 20.40%, 22.83%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금융주는 정부가 첫선을 보인 밸류업 정책 기대감에 올 한해 동안 큰 주목을 받았다. 밸류업 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주주환원을 강화해 저평가된 국내주식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인데, 금융주의 경우 주주환원에 앞장서며 대표 종목으로 꼽혔다. 특히 올해 금융업계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고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KB금융의 지난 1월2일 종가는 5만3600원이었으나, 올해 12월 3일 종가 기준 고점인 10만 1200원까지 88.81% 올랐다.

메리츠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5만 8800원에서 10만 5300원(고점)까지 79.08% 올랐다. 이외에도 연초 대비 고점까지 하나금융지주 60.75%신한지주 56.04%, 우리금융지주 33.96% 등 큰 폭으로 올랐다. 증권사 중에서도 키움증권 32.66%, 미래에셋증권 20.97%, 보험사에서는 삼성생명이 57.75%까지 올랐다.

기관투자자들이 금융주를 많이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1월2일부터 이달 24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는 신한지주였다. 그 뒤를 하나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KB금융이 이으며 상위 10위 안에 4종목이 들었다.

그러나 연말 배당 기대감으로 우상향하던 금융주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이 약해질거란 우려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주를 내던지며 낙폭이 컸다. 계엄사태 직후인 4일부터 2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KB금융(4188억 원), 신한지주(1944억 원), 하나금융지주(1193억 원) 등 금융지주를 팔아치웠다.

다행히 지난 16일 거래소의 밸류업지수에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특별편입되면서 금융주 주가상승의 불씨는 남아있다. 지난 9월에는 메리츠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이 포함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이 밸류업 공시를 잘 이행한다면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중간배당-분기배당-분기균등배당-자사주 매입/소각 등 금융지주의 배당 정책은 우리의 기대보다 빠르게 개선됐다"며 "이에 더해 밸류업정책으로 금융지주 총 환원율 50%의 시대가 도래했다. 우려가 점증되는 시기 밸류업 공시의 성실한 이행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 증시는 내·외홍이 맞물려 부진한데 금융주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train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