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상장' 파두·주관사 결국 檢 송치…금감원 "제도개선 강화"

'매출 공백' 숨기고 투자유치…경영진, 프리IPO 때 매도차익도

서울 강남구 파두 본사 모습. 2023.11.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매출 급감 사실을 숨기고 부풀려진 공모가로 코스닥에 신규 상장해 '뻥튀기 상장' 혐의를 받던 팹리스 기업 파두(440110)가 결국 검찰에 송치됐다.

22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기업가치를 부풀려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파두 및 주관 증권사 관계자를 지난 2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파두는 주요 거래처의 발주 감소 및 중단으로 매출이 급감할 거라는 사실 등을 숨기고 부정한 수단으로 기업가치를 부풀려 상장한 혐의를 받는다.

주관 증권사는 상장예비심사시 기재한 예상 매출액보다 더 큰 금액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고 이를 근거로 공모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파두와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파두 상장에는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030490)이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앞서 파두는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매출 공백'을 기록하며 '사기 상장'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특사경 조사 결과 파두 측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던 지난 2022년부터 주요 거래처의 발주 감소 및 중단으로 향후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파두 경영진은 상장예비심사 신청 직전인 지난해 2월 발주 감소 및 중단 사실을 숨긴 채 사전 자금조달(프리 IPO)를 통한 투자유치를 하며 보유주식 일부를 매도해 개인적 매매차익을 실현했다.

지난 8월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파두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유도석 한국IR협의회 상무(왼쪽부터),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이부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보, 이지효 파두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2023.8.7/뉴스1

특사경 측은 "파두는 지난해 3월부터 6월 상장예비심사 및 자금모집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과정에서 주요 거래처의 발주 중단 등에 따른 향후 매출급감 영향을 반영하지 않고 예상 매출액을 산정했고, 이를 근거로 공모가를 산정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고 설명했다.

파두는 상장 후 공시한 분기보고서에서 2023년 3분기 매출 3억2100만 원, 영업손실 14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파두의 주가는 3일간 45% 하락하는 등 폭락했으며, 아직도 실적 발표 전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금감원은 이날 파두 사태 방지를 위해 마련한 주관증권사 책임강화, 증권신고서 공시서식 개정 등 공시제도를 개선하고, 상장 전·후 회계심사를 강화하는 등 건전한 IPO 시장 관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월 △주관사의 독립성 제고 △기업실사의 책임성 강화 △공모가 산정의 합리성 제고 △충실한 공시 △내부통제 강화 등 주관업무의 합리성과 공정성 제고와 사후 책임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IPO 주관업무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또 상장예정 기업 중 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은 전수 심사하고,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기업에 대해서는 재무비율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심사 중이다.

특히 파두처럼 상장 직후 주가나 영업실적이 급감한 기업에 대한 사후 심사를 강화하고, 이들 기업에 대한 회계법인의 엄격한 외부감사 수행도 독려·지원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거나 상장절차를 진행중인 기업들은 공모가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향후 매출추정 등에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상장 주관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도 상장대상 법인의 재무 상황과 미래 영업전망이 합리적 추정 하에 작성되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실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권신고서 등 서류에 거짓기재가 있거나 허위표시 등이 있는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상장 전 추정한 예상실적과 상장 이후 실제 실적과의 차이가 클 경우 주가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