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바닥 수준이지만…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확인 후 대응해야"

"코로나19 외 최저 레벨이지만…동향 파악 후 투자해야 안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위해 하야·탄핵 필요"…센터장 긴급 진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불발된 이후 첫 거래일인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자료사진) 2024.1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신건웅 김정현 기자 = 탄핵 정국 장기화 우려로 개인 투자자들 투매가 이어지며 코스피·코스닥이 9일 연저점을 찍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매수대응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상황을 살펴본 뒤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을 권했다. 사더라도 선별적으로 사라는 것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58포인트(p)(2.78%) 하락한 2360.58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31일(2277.99)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34.32p(5.19%) 하락한 627.0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지난 2020년 4월 16일(623.43) 이후 4년 8개월 만에 종가 기준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증시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만큼 코스닥 지수가 급락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를 급락 원인으로 짚었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총 1조 2000억 원 가까운 자금을 빼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하락에 대해 "정치적 불확실성의 영향이 상당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밸류업 관련 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지수가 연저점까지 내린 만큼, 증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분석도 내놨다. LS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FQ0 PBR(주가순자산배율)은 0.805배 수준으로, 코비드 쇼크를 제외한 가장 낮은 레벨(0.81배)이다. 2019년 8월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를 제외하면 더 이상 하단 지지 레벨을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계엄령 이슈 이후 일간 3000억~4000억 원 순매도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주춤한 것을 거론하며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여전히 한국 펀더멘털의 이슈는 없다고 판단하고, 기존 국가 신용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추가 악재는 제한적"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조심스러운 대응을 추천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월봉이 5개월 연속 하락하며 과거 외환, 금융위기 제외 시 최장"이라며 "기술적으로는 점차 추가 하락 제한도 예상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확인 후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중호 센터장은 코스피 하단으로 2300을 제시하며 "정치적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종목 중 지수 하락과 함께 하락한 종목들은 낙폭 과대 관점에서 매수 가능하다"면서도 "외국인 수급이나 정치적 이벤트의 동향을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센터장은 "증시 밸류에이션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2018~2019년의 12개월 예상 밴드 하단 수준인 0.8배에 근접했다"며 "단기적으로 위험 관리를 할 필요가 있겠으나,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할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내 코스피 예상 밴드로는 2300~2500을, 코스닥은 620~680을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와 같은 밸류에이션"이라며 "투자 매력도가 높은 주식들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정국 혼란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투심은 주가 밸류에이션 매력을 반영해 가면서 호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가 제시한 코스피 예상 밴드는 2320~2600이다.

시장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서는 정치적 리스크 해소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신중호 센터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탄핵 혹은 하야 등이 필요하다"며 "질서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가 이뤄질 시 단기적으로는 정권 및 정책에 따른 수혜 업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으나, 현재와 같은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