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반도체 추가 수출통제에…증권가 "본질은 삼성전자 기술 경쟁력"

삼성증권 "메모리 우려는 본질 호도…삼성, 기술격차 좁혀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對)중국 수출을 통제하기로 한 데 대해 삼성증권은 3일 "한국 메모리 우려는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에 HBM을 판매 중인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는 있지만, 엔비디아 납품 등 기술 경쟁력이 올라가면 주가도 따라 상승할 것으로 봤다.

2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반도체의 수출 통제(Export Controls)를 강화하는 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HBM의 수출 금지 추가, 중국 내 수출 금지 단체 확대,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대상 국가 확대의 세 가지가 핵심 내용이다.

HBM을 생산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 한국 업체의 중국 HBM 수출 제한이 당연히 긍정적인 뉴스는 아니다"며 "중국향 매출이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걱정이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냉정하게 생각하면 중국 매출은 투자 방향성의 본질과는 무관하다"며 "기술 격차가 해소되면 중국이 없어도 주가는 상승하고, 기술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중국향 매출은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 납품 등 HBM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중국 내 한국 공장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시안 공장의 낸드(NAND) V8 전환투자,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의 D램 D1a 전환투자는 이미 개별 승인(VEU)을 받고 진행 중"이라며 "솔리다임의 공정 전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규제 대상에서 빠진 부분은 "메모리 경쟁사에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2~3년뒤 D1a 이상으로 노드를 줄이거나 HBM 양산이 이뤄지면 미국이 생각하는 AI와 관련한 제품 생산이 시작되면서 CXMT의 제재리스트(Entity list) 추가 가능성이 급격히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격차 해소를 막는 정치적 장벽은 존재하는 셈"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4 제품 비중의 축소 속도가 리스크 해소의 관건인데 이는 AI 제품(device)의 수요 확대 속도와 관련돼 있다"고 평가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