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제동…신고서 정정 요구

"투자 위험성 등 상세히 기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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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기습 발표 논란을 일으킨 이수페타시스(007660)에 제동을 걸었다.

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이수페타시스가 지난달 18일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 위험 등 투자 판단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상세히 기재하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심사 결과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면 정정신고서를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수페타시스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는 이날로부터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며 그 효력이 정지된다.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달 8일 장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5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5500억 원 중 약 3000억 원을 이차전지 탄소나노튜브(CNT) 소재 전문 제조기업 제이오(418550) 인수에 투자하겠단 계획이었다.

증권가에선 이번 이수페타시스의 유상증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수그룹 계열사 중 이차전지 소재사가 있음에도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든 이수페타시스가 제이오를 인수하는 것부터가 의아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11일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200원(22.68%) 하락한 2만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의 주주는 인공지능(AI) 기반 고다층기판(MLB) 기판의 고성장을 공유하기 위한 투자자이지 이차전지 투자자가 아니다"라며 "회사는 경영권 인수의 대외적인 이유로 사업다각화를 언급하고 있으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진행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공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투자 의견은 '매수'(Buy)에서 '중립'(Hold)으로, 목표가는 기존 5만 4000원에서 3만 2000원으로 40.7% 하향 조정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