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는 다이어트 중…3년간 오프라인 영업점 20% 줄었다
대부분 서비스 비대면화…대형사, 고액자산가 겨냥 지점 신설
전문가 한곳에 모아 거점화…중소형사는 '수익성 개선' 초점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 3년간 주요 증권사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20%가량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고객들의 비대면 서비스 선호가 급격하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와 통합 서비스 제공에 자산관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10곳 이상 영업점을 갖춘 증권사 18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 3년간(2023년 9월~2024년 9월) 영업점 수는 898곳에서 696곳으로 173곳(19.90%) 줄었다.
그간 점포를 가장 많이 줄인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으로 43곳(39.81%)이 감소했다. △KB증권 27곳(24.07%) △삼성증권 23곳(44.23%) △NH투자증권 18곳(44.23%) △미래에셋증권 17곳(21.79%) △한국투자증권 17곳(21.51%) 등이 뒤를 이었다.
대형사들 외에도 △유안타증권 8곳(13.11%) △교보증권 7곳(21.88%) △iM증권(구 하이투자증권) 7곳(25.00%) △유진투자증권 4곳(22.22%) 등이 3년간 점포 수를 축소해 왔다.
증권사들은 거래 방식 변화가 점포 다이어트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계좌 개설부터 주식 거래, 펀드 판매 등 주요 업무가 대부분 온라인·모바일로 가능해지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 과거에는 지점 방문이 필수였던 것이 이제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게 됐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등 젊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이런 흐름을 끌어나가면서 비대면 트렌드는 강화되고 있다. 독립적으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메카인 키움증권부터 핀테크 기반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은 점포 자체를 두고 있지 않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지점으로 공모자 청약자들이 몰리는 진풍경이 있었는데, 불과 몇 년 사이에 옛 모습이 됐다"며 "미성년자 계좌개설, 펀드 가입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해지고 접근성이 늘면서 일반 점포에 고객들이 좀처럼 방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데다 실적에도 도움이 되는 고액 자산가 자산관리(WM)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가업승계, 증여·상속 등 전통 부유층의 고민부터 창업이나 콘텐츠 크리에이터, 코인·주식 투자로 성공한 '영리치' 고민까지 커버하기 위한 특화 점포를 강남 지역에 새로 개설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앞서 반포WM센터와 방배WM센터 2곳을 반포금융센터로 통합해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에 반포브랜치를 오픈했다. 삼성증권도 패밀리오피스 전담지점인 'SNI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지난 1월 개설했다. KB증권도 강남권에 프리미엄 센터인 '골드&와이즈 더 퍼스트'를 속속 오픈하고 있다.
제한적인 업무만 수행하는 중소형 지점을 여러 곳 두는 것보단 점포 통합을 통해 거점화하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연신내라운지, 광화문금융센터를 통합해 점포 대형화에 나선다. 가장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에 지점을 두고, 전문가들을 한곳에 모아 종합자산관리 컨설팅이 가능하게 하겠단 목표다.
올해는 중소형사 다수가 오프라인 점포 축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iM증권은 19개에서 11개로 점포를 통폐합하고, SK증권은 25개에서 20개로 점포를 줄일 예정이다. 교보증권도 관련 사안으로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 점포 축소는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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